brunch

그걸로 되었다

by 녹차
40_.png




막내가 틀린 수학문제를 고치다가

어렵다고 엉엉 울었다.


아이 손을 끌고 산책을 나갔다.

처음엔 우리 둘 다 말이 없었지만

걷다보니 둘 다 마음이 풀어지고

입도 풀어졌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봄이 내려앉은 강변 산책로를 걸었다.

막내는 꽃과 애벌레를 밟을까봐 걱정하며

발걸음을 조심했다.


그래 수학 문제 좀 못 풀면 어때.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알면 그걸로 되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1년 전 일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잠시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