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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 Mar 29. 2023

철없는 자식



2023/ 3/ 26   

  

어제 큰애가 9시에 집에 왔다. 8시까지 오기로 돼 있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얘는 왜 이렇게 자주 약속을 어길까? 너무 화가 나서 아이를 혼냈다.    

  

큰애는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퍽 진심인 것 같다. 근데 그런 고백이 무색해지는 행동도 곧잘 한다. 말과 행동이 달라서 화가 난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반복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해야겠지? 와 너무 힘들다...     


한편, 나는 그런 사랑을 받았다. 난 하나님께 성실하지 않았고, 그를 사소하게 대했지만 주님은 날 무한히 사랑하셨다. 난 배은망덕하게 그분께 물었다. “아니 저더러 어떻게 하나님처럼 사랑하라는 거예요?”     

 

속 시끄러운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했다. 거기서 이런 말씀을 읽었다. “어려울 때에 내게 부르짖어라. 내가 너를 건지겠고, 그러면 네가 나를 높일 것이다.” (시 50:15)     


난 하나님의 철없는 자식이다. 나는 내가 저질렀던 것에 비하면 별 것도 아닌 내 자식의 말썽에 호들갑떤다. 이런 내게 주님은 또 손을 뻗어주신다. “많이 어렵지? 나한테 다 말해봐. 내가 도와줄게.” 그는 내게 ‘부모 노릇 똑바로 못하냐?’고 혼내는 대신 따뜻한 위로로 다가오셨다.      


오후엔 큰애와 시간을 보냈다. 함께 식물을 심고 피아노도 쳤다. 큰애는 내게 또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건 진심이었을 것이다. 연약한 진심이라 해도 그 마음을 고맙게 받고 싶다. 어려운 부모 노릇을 도와주시겠다는 든든한 지원군께 감사를 드린다.



http://www.instagram.com/nokcha_picture_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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