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으로
남편이 설 연휴 이틀 전 코로나에 걸렸다!
남편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고마운 마음이 드는 걸.
난 시댁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갑자기 인생이 즐거워졌다.
처음엔 혼자서라도 시댁에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집에서 아픈 남편을 챙겨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그럼.
왜 이렇게 이쁜 짓을 할까.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제 기쁜 마음으로 마트에 장을 보러갔다.
남편에게 해줄 반찬과 간식거리를 사기 위해서였다.
전.
늘 시댁에 가면 방안 가득 종이와 각종 전 재료들 후라이팬을 펼쳐놓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구워대는 전들.
남편은 그래도 명절이라 그런지 전을 먹고 싶다고 했다.
동태전을 만들어먹자는 것이다.
그래, 그래.
뭐, 조금 부치는 거야 간단하지.
마트에 가서 입맛 없는 남편에게 뭘 사다줄까 보고 있는데
이미 부쳐져 있는 전이 매대에 나와 있었다.
그걸 보자
눈이 돌아갔다.
동태전, 동그랑땡, 깻잎전, 맛살전.
작은 바구니에 양껏 담았더니 이만원이 넘게 나왔다.
이 정도야, 뭐!
플렉스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과 만족!
하나도 돈이 아깝지 않았다.
연휴 동안 남편에게 잘해야지.
내게 황금 연휴를 선물해 준 남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