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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May 05. 2023

딩크족의 어린이날

여섯 동물 아가들에게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나의 반려묘들도 한 살 남짓이니까 인간 나이로 치면 약 일곱살.

어린이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거북이들은 세, 네살 정도이다.

정확한 나이를 알 수는 없다.

언제 출생했는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거북이는 수십년을 산다고 하니 최소한 나보다는 오래 살 게 분명하다.

조카에게 부탁해야 하나 생각중이다.


하여튼 요지는 그들이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이라는 점.

그리고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스타벅스이다.

아. 비가 오니 모두 여기에 모였는지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아이들이다.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나는 지금까지 뭐하고 이제야 스벅에 기어나온 걸까.

휴일날 느지막히 일어나고 오전 내내 휴대폰을 가지고 놀다가

점심을 먹고 티비를 보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내 살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

그러려면 글을 써야 한다.


글은 언제나 나의 믿을 만한 도피처였다.

학창시절부터 쭉.


나의 의지할 만한 친구이다.


지금 상황이 그리 희망적이지 않더라도

나는 여기서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Not Today!


희망의 씨앗을 뿌리자.


있는 힘껏 딴짓을 하면서 살아보자.

프로 딴짓러.

그러려고 영어 강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 아닌가.


나에게 딴짓이라면 글쓰고 그림그리고 춤추는 거다.

일은 최대한 조금 하고 글쓰기와 그림, 춤은 최대한 많이 하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만의 속도를 유지할 것이다.


시간은 나의 편이다.

이대로 가다보면 언젠가 나는 그 지점에 닿게 되리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딩크족이라서 인간 어린이는 키우고 있지 않지만


여섯마리 동물 어린이를 키우고 있는 나.

인간이 아니라 밖에 데리고 나가거나 끊임없는 요구를 늘어놓지 않아서

고마운 우리 아기들.


우리 아기들이 나에게 선물한

어린이날이라는 휴일.


엄마가 멋지게 해낼게.

보란듯이 멋지게 살아볼게.


우리 아기들이 내 곁에 있으니

엄마는 힘을 내서

열심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출게.


우리 아기들만 건강하다면

엄마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엄마는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지는 않을 거지만

최선을 다해 아기들을 보살필 거야.


엄마로서의 책임을 다할게.


-여섯 순둥이 아가들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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