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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Apr 06. 2021

지름길

영어공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어요?”


늘 나에게 묻는 질문이다. 


영어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무식하게 영어 뉴스를 들으면서 따라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제 속도로 듣다가, 안 들리는 곳은 천천히, 반복하면서 듣는다. 그리고 답을 확인해 가면서 빈 칸을 채워넣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원어민과 같은 속도로 그 문장을 읽어야지만 한 문장 공부가 끝난다. 


이 짓을 매일 매일 한 두시간 반복한다면, 영어가 조금씩 들릴 것이다.      


그리고 또한 영어 드라마, 요새 미드라고 하는 영어드라마를 하나 정해 놓고 한 문장 듣고 멈추고 한 문장 듣고 멈추면서 읽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 경우에 발음이 좋아지는 건 덤이다. 역시 이 짓을 매일매일 한 두 시간 해야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단어 공부 방법이다. 단어 공부는 따로 할 건 없다. 영어 뉴스를 들으면서 알게 된 단어를 쓰고 외우는 공부, 미드를 보면서 새로 알게 된 단어를 쓰고 외우는 공부가 중요하다.    

  

이상이 각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름길은 없다. 이 과정을 생략한다면 탄탄한 영어 실력을 쌓을 수가 없다. 거기에다가 화상 영어까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한다면 더욱 더 실감나는, 그리고 지금껏 자기가 공부해 온 영어를 맘껏 펼쳐볼 수 있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경우는 좀 다르다. 아이들은 뉴스 문장을 따라 쓰는 것, 또는 영어 드라마를 들으면서 한 문장 한 문장 따라 읽는 건 좀 어렵다. 아이들의 특성상 엉덩이 오래 붙이고 앉아 있는게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법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영어 유치원’이다. 영어유치원은 기본적인 유치원의 커리큘럼을 가지고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한다고 보면 된다. 소풍도 가고 체험학습도 하며 점심도 원에서 먹는다. 한국인 선생님은 상담과 기본 수업 등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가장 영어 몰입 교육에 적합한 모델이다. 하루 한나절 오전을 영어를 실제로 접하고 쓰면서 보내기 때문이다. 내가 본 바로는 일단 발음이 좋고 영어 노출 시간이 길다는 데에서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영어 유치원이 끝나고 원서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긴다. 부모님의 경우에는 이제 아이가, 원어민처럼 읽고 쓰기를 할 수 있겠지, 어느 정도의 원서는 소화해 낼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영어 원서를 공부할 정도의 언어 습득력은 갖추지 못한 상태이다. 영어 유치원과 영어 원서, 즉 리딩 교재를 사용하는 과정을 얼마나 부드럽게 연계하느냐가 바로 그 학원의 수준을 결정한다.      


여기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낙담을 하고 좌절한다. “영어 유치원에 이렇게 돈을 쏟아 부었는데 결과치가 겨우 이 정도라니?” 하고 말이다. 하지만 영어 유치원은 말 그대로 영어로 생활을 하는 정도이기에 리딩과 같은 학습적인 효과보다는 버터 바른 듯한 발음, 그리고 영어를 영어로 받아들인다는 가장 큰 이점이 있기에 오늘도 영어 유치원은 꽉꽉 차 있다.      


기다림. 영어 실력의 근본은 바로 ‘기다림’이다. 이건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이 적용된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어머니들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하고 어른 역시 잘 안 들리는 시기를 지나야지만 조금씩 성과를 볼 수 있다. 이게 영어 사교육 시장에서 팔년을 겪고 난 나의 깨달음이다. 배움에 지름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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