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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없는 전업주부 May 21. 2022

안전한 섬나라, 대한민국

아오지보단 자수를

최근 유튜브에서 우리나라를 섬나라로 표현한 영상을 보았다.


섬나라는 문화가 강하다는 것, 배타적이라는 것 등

상징적인 특징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치안이 안전한 것이라고 한다.


이유는?

육로로 도망갈 데 가 없어서!

밀항밖에 없어서!

육로로 도망가봤자, 잘못 가면...

아오지 끌려갈 텐데 차라리 감옥 가는 게 낫다는 표현은 정말,

우리나라가 왜 안전한지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국민성도 한몫하겠지만, 지정학적인 이유가 있었구나!

 그럼, 통일되면 치안이 불안해질까? )


오늘 하루 종일 이 이야기에 꽂혀버렸다.


내가 지금 있는 이 나라는 치안이 정말 불안하다.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편이고

갱단이 어마어마하다.


경찰이 어느 갱단에 중간보스 급을 잡아넣었다고

조직원들이 국경지대를 점령해서 차를 불태우고

경찰과 전쟁을 한다.


그래서 도심 한복판에서 장갑차에 완전무장을 , 기관총을  군인인지 경찰인지 하는 사람을 보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통경찰인데도 권총이 아니라 군인들이 드는 총을 들고 도로 교통을 감시한다.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에 사는 삶에 대해

특히 한국사람은 체감을 덜 하는 편일지도 모른다.

한국이 안전한 편이니까.

(그렇다고 하기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많긴 한 것 같은데)


나의 경우 처음에 적응하기 가장 힘들었던 건

차에 함부로 가방을 두고 내리면 안 되는 점이었다.

대낮,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빈차에 가방이 있으면 차문을 손쉽게 따고 지갑을 가져간다.

주변 사람들의 소매치기당한 썰을 주워들은 후부터는 내릴 때 꼭 가방을 챙긴다.


지금도 적응하기 힘든 건, 길이다.

아무리 안전한 동네에 산다고 해도 바로 근처에 위험한 동네가 있다.

그래서 길을 잘못 들면 덜컥 겁이 난다.

인적이 드물고 집이 허름한 길을 지날 땐

(차에 타고 있는 데도)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올리고 썬글라스를 써서 외국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위장을 한다.


구글 맵은 이 길이 안전한지 아닌지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초행길 잘못 찾아가다 보면 등골이 오싹할 때도 있다.


동네 근처를 다닐 땐 그래도 위험한 길이 아주 길지는 않은 편인데,

5-6시간 걸려서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고속도로에선 자칫 잘못하면

외국인은 가지 말라는, 갱단이 점령한 도시를 지나게 될 수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가 막히길래 보니까

경찰들이 차를 검문하고 있었고

우리를 보더니 어디 가냐고 물은 후, 길을 잘못 들었다며 위험하니까 돌아가라고 했다.

이내 그 경찰은 한 차선을 역행 차선으로 만들어서

우리와 같은 외국인, 그밖에 목적 없이 온 다른 현지인들을 돌려보냈다.


이 나라에 외국인으로 살다 보면 세상 얌전할 수밖에 없다.

운전하다가 화가 나는 순간에도 주의를 주는 빵! 이외에 화가 나서 빵빵 대는 건 못한다.

갑자기 총 들고 따라올까 봐..

가끔 한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현지인이 사람을 고용해서 사기 친 한인을 찾고 있으니 신변을 잘 보호하라는

무서운 글도 올라온다..


이런 나라에서 나름 웅크리며? 살다 보니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그 한마디가 와닿을 수밖에.


섬나라는 도망갈 데가 없어서 안전한 편이라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한국은 범죄자가 숨어있는 게 최선이겠다만,

이 나라는 도망가려면 어느 나라로든 갈 수 있다.

실제로 밀입국하는 외국인도 아마 엄청 많을 거다.

갱단의 활동 탓인지..

실종자 수가 어마 무시해서, 아마 밀입국자 모두가 신분세탁도 용이할 것 같다.


휴.

가끔 이나라 뉴스 보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지만 오싹하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은 더 걱정이 많겠지.

그래서 더욱더. 부모의 통제하에서 아이를 키우게 될 수밖에.

파견 온 엄마들이 쉴 틈 없다 하는 걸 알 것도 같다.


저를 포함한, 해외에 파견 후 복귀하셔야 하는 모든 분들,

우리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버티다가, 한국으로 무사 귀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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