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섬나라, 대한민국

아오지보단 자수를

by 아이없는 전업주부

최근 유튜브에서 우리나라를 섬나라로 표현한 영상을 보았다.


섬나라는 문화가 강하다는 것, 배타적이라는 것 등

상징적인 특징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치안이 안전한 것이라고 한다.


이유는?

육로로 도망갈 데 가 없어서!

밀항밖에 없어서!

육로로 도망가봤자, 잘못 가면...

아오지 끌려갈 텐데 차라리 감옥 가는 게 낫다는 표현은 정말,

우리나라가 왜 안전한지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국민성도 한몫하겠지만, 지정학적인 이유가 있었구나!

그럼, 통일되면 치안이 불안해질까? )


오늘 하루 종일 이 이야기에 꽂혀버렸다.


내가 지금 있는 이 나라는 치안이 정말 불안하다.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편이고

갱단이 어마어마하다.


경찰이 어느 갱단에 중간보스 급을 잡아넣었다고

조직원들이 국경지대를 점령해서 차를 불태우고

경찰과 전쟁을 한다.


그래서 도심 한복판에서 장갑차에 완전무장을 한, 기관총을 든 군인인지 경찰인지 하는 사람을 보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통경찰인데도 권총이 아니라 군인들이 드는 총을 들고 도로 교통을 감시한다.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에 사는 삶에 대해

특히 한국사람은 체감을 덜 하는 편일지도 모른다.

한국이 안전한 편이니까.

(그렇다고 하기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많긴 한 것 같은데)


나의 경우 처음에 적응하기 가장 힘들었던 건

차에 함부로 가방을 두고 내리면 안 되는 점이었다.

대낮,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빈차에 가방이 있으면 차문을 손쉽게 따고 지갑을 가져간다.

주변 사람들의 소매치기당한 썰을 주워들은 후부터는 내릴 때 꼭 가방을 챙긴다.


지금도 적응하기 힘든 건, 길이다.

아무리 안전한 동네에 산다고 해도 바로 근처에 위험한 동네가 있다.

그래서 길을 잘못 들면 덜컥 겁이 난다.

인적이 드물고 집이 허름한 길을 지날 땐

(차에 타고 있는 데도)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올리고 썬글라스를 써서 외국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위장을 한다.


구글 맵은 이 길이 안전한지 아닌지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초행길 잘못 찾아가다 보면 등골이 오싹할 때도 있다.


동네 근처를 다닐 땐 그래도 위험한 길이 아주 길지는 않은 편인데,

5-6시간 걸려서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고속도로에선 자칫 잘못하면

외국인은 가지 말라는, 갱단이 점령한 도시를 지나게 될 수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가 막히길래 보니까

경찰들이 차를 검문하고 있었고

우리를 보더니 어디 가냐고 물은 후, 길을 잘못 들었다며 위험하니까 돌아가라고 했다.

이내 그 경찰은 한 차선을 역행 차선으로 만들어서

우리와 같은 외국인, 그밖에 목적 없이 온 다른 현지인들을 돌려보냈다.


이 나라에 외국인으로 살다 보면 세상 얌전할 수밖에 없다.

운전하다가 화가 나는 순간에도 주의를 주는 빵! 이외에 화가 나서 빵빵 대는 건 못한다.

갑자기 총 들고 따라올까 봐..

가끔 한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현지인이 사람을 고용해서 사기 친 한인을 찾고 있으니 신변을 잘 보호하라는

무서운 글도 올라온다..


이런 나라에서 나름 웅크리며? 살다 보니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그 한마디가 와닿을 수밖에.


섬나라는 도망갈 데가 없어서 안전한 편이라는, 한국도 마찬가지라는.


한국은 범죄자가 숨어있는 게 최선이겠다만,

이 나라는 도망가려면 어느 나라로든 갈 수 있다.

실제로 밀입국하는 외국인도 아마 엄청 많을 거다.

갱단의 활동 탓인지..

실종자 수가 어마 무시해서, 아마 밀입국자 모두가 신분세탁도 용이할 것 같다.


휴.

가끔 이나라 뉴스 보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지만 오싹하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은 더 걱정이 많겠지.

그래서 더욱더. 부모의 통제하에서 아이를 키우게 될 수밖에.

파견 온 엄마들이 쉴 틈 없다 하는 걸 알 것도 같다.


저를 포함한, 해외에 파견 후 복귀하셔야 하는 모든 분들,

우리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버티다가, 한국으로 무사 귀국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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