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을 따라 만보 산책

by 이노경


집근처 안양천을 걸었다.
팔뚝만한 물고기떼도 보고, 짝지어 이동하는 오리들도 보고, 지고 흩어지는 벚꽃을 지나, 징검다리도 건넜다.

온통 초록세상이다. 식물이 손짓한다. 정신을 뿜어낸다. 크게 보지 않아도 자세히 보지 않아도 이름을 몰라도 존재만으로 한 덩어리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자연을 따라 개를 산책시키고 자신을 산책시킨다. 자신의 생각을 산책시키고 시선을 산책시킨다. 온갖 상념들이 예고없이 떠오르면 붙잡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욕망도 과거도 미래도 한 바구니에 담긴다.

매점까지 돌다 왔더니 8000보는 거뜬히 넘었다. 수치화된 걸음걸이는 오늘도 육체를 소외시키지 않았다는 자기 증거다. 머리가 복잡할 수록 육체를 혹사시켜야 한다. 육체가 힘든만큼 정신이 맑아진다. 결국 꿈도 육체노동이다.

오늘 목표 완수!

만보걷기 성공하고, 앱에서 알려주는 마셔야할 물도 다 마셨다. 굳이 이래야 하나 싶다가도, 인생 길고 오래 가려면, '절제'와 '인내'는 필수다.

내일도 식물따라 목표치를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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