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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지마 Feb 29. 2020

로스쿨 지원 전 고민해볼 수 있는 지점

그러나 이것만 고민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트위터에 썼던 타래를 수정하여 옮긴 글입니다.


나는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별 고민 없이 '내가 쓸 수 있는 학교가 어디지? 내 학점이 이모양이고 내 학벌이 이모양이며 별 스펙은 없으므로 이 정도는 되려나?' 식으로 몇 군데만 고민하다 그냥 뚝딱 두군데 쓰고 붙은 케이스라, 과연 이래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아래는 입학하고 나서 후회하면서 만들어본, 입시 전 '이 학교 다니면서 짜증나지 않을까?'를 판단하기 위한 리스트. 물론 지원자 입장에서는 일단 입학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차피 변시 치고 나면 상관없을 수도 있으나(?) 다니는 내내 조금이라도 덜 힘들기 위해서는 고민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아래 리스트를 기준으로 학교를 고르라는 게 아니고, (합격률 정도를 제외하면) 그냥 같은 값이면 고민해볼 수 있다는 수준의 문제이다. 통학거리 멀다고 더 좋은 로스쿨 안 쓸 거 아니니까;)



1. 합격률, 졸업시험, 변시적합성 등

아래에 등장하는 요소들은 그냥 '다니다 보면 짜증날 수 있으니 고민이나 해봐라~'지만, 합격률 등은 상당히 중요한 지점이 맞다. 쉽게 생각해보면 이 학교가 잘 가르치거나 관리를 잘 해줘서 학생들을 변호사로 잘 만들어내냐는 것이니까. 근데 합격률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실제로 이 학교가 정말로 잘 가르쳐서 합격률이 높은 건지, 아니면 졸업시험 등으로 안 될 만한 사람을 걸러서 합격률이 높은 건지를 살펴봐야 한다. 아마 대부분의 학교들이 6월/8월/10월 모의고사로 졸업시험을 대체할 텐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학교의 6월 모의고사 졸업시험 통과 기준이 총점 천점이 넘는다는(*엄청 높은 거임 작년 변시 합격컷이 900점 약간 넘었나 그랬음) 이야기를 듣고 저 학교는 정말 아주 열심히 거르나보구나 싶었다(8모 10모 기준은 6모보다 낮다고는 하지만). 어느 학교는 졸업시험으로는 거르지 않지만 교수들이 관리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어느 학교는 '무조건 n%는 거를 것이다'라고 교수가 말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근데 이걸 어떻게 알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공동입학설명회 가서 졸시로 걸러요? 라고 물어봐도 말해주려나 싶고. 서로연 같은 데에 물어보면 알 수 있나...? (다만 유명한 학교들은 이미 소문이 날 대로 다 나 있다. 경기권의 한 미니로는 학생들 쥐어짜기로 유명하고, 설미니 중 법대 세기로 유명한 한 미니로는 6모에 상위권 소수 통과시켜준 다음 8모에 남은 사람 중 절반인가 통과시켜준 후 10모에 극소수를 구제해준다는 이야기가...)

그리고 변시적합성. 변시적합성은 '학교 수업 등이 변호사시험에 적합하게 되어 있는가?'의 문제이다. 아무리 요즘 취직할 때 내신을 보네 안 보네 해도 학점을 버리고 갈 수는 없으며 학기 중에는 상당한 시간을 학교수업에 써야 하니까. 예전에 서로연에 모 학교 변시적합성 떨어지니까 오지 말라는 글 올라와서 난리난 적 있었는데 그 학교는 얼마나 별로면 저러지 싶기도 하고... 우리 학교도 별로지만...

아 맞다. 졸업학점이 몇점인지도 알 수 있으면 참고할 수는 있겠다. 90~96학점 사이인데, 졸업학점이 가장 낮은 학교와 가장 높은 학교는 3학점 과목 2개 정도 차이나게 된다. 이 '과목 2개'가 생각보다 크다. 특히 3학년 때 졸업학점 못 채워서 이것저것 몰아넣으면... 하이고... 근데 난 뭔... 100학점이나 듣고 졸업했냐...?



2. 법학관이 있는지, 로스쿨만 쓰는지, 법학도서관에 수험서가 있는지

별로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그냥 법학관을 로스쿨만 쓰지 않을 경우(다른 단과대와 같이 쓸 경우) 좀 시끄럽거나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열람실 보안에 괜히 걱정이 들 수도 있는 정도. 근데 법학관이 없는 학교도 있단다... 그래도 열람실이나 원우회실, 법학도서관은... 있겠지...? ....없겠어 설마

법학관이 학교 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또한 별로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한 번 가서 둘러볼 수는 있다. 내가 정문으로 통학하는데 후문 가까이에 법학관이 있으면 매일 운동하게 되거나 매일 욕하게 되거나 둘 중 하나니까. 기숙사에 살게 될 경우 기숙사와 법학관 간 거리도 생각해볼 수 있고.

그리고 나는 법학도서관에 수험서 있는 학교로 가서 몰랐는데 없는 학교도 있다고 하더라. 책을 빌려서 공부할 건 아닌데, 수험서를 새로 사려고 할 때 좀 둘러보고 사고 싶은데 우리학교가 서울대도 아닌데 고시서점을 매번 왔다갔다할 수도 없고 가까운 동기들이 그 책을 가지고 있다는 보장도 없으니 법도 가서 봐야 하는데 수험서가 없으면...;



3. 장학금, 기숙사 수용률

장학금을 얼마나 주는지, 몇 분위까지 주는지는 공동입설에서 물어볼 수 있다. 나는 소득분위가 엄청 낮으므로 당연히 전액장학금 나올 줄 알고 신경을 안 썼는데(?) 갑자기 소득분위가 소폭 올라서 못 받을 뻔한 적이 있다(???). 알고보니 이 학교가 장학금 상당히 짜게 주는 학교였던 것. 다만 어느 학교의 경우 어느 수준 이상으로 모두에게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다가 안 줘서 학교가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들었다.

기숙사 수용률의 경우 통학/자취할 거면 상관 없지만 로스쿨생 기숙사 수용률 100% 안 되는 학교가 물론 있다... 그리고 1인실을 주는지, 로스쿨생들끼리만 방배정을 하는지 등도 살펴볼 수 있겠다. (몇몇 학교의 경우 학부생과 로생을 같이 방배정을 한다. 대체로 로생들이 학부생들과 함께 방을 쓰는 걸 괴로워하나본데, (이건 내 친구가 잘못한 건데) 이 인간이 학부생과 같이 방을 쓰는데 알람을 수십 개를 맞춰놓고 안 일어나서 결국 학부생이 짐 싸서 나갔.. 다고...)



4. 반수를 고민하십니까?

반수하려고 할 경우 반수를 막는 무언가가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모 학교의 경우 리트 날에 진급고사를 쳐서 리트를 못 보거나 휴학/유급을 하거나 둘 중 하나이게 된다. 이건 공동입설에 가서 물어보면 정말 웃길 것 같으므로ㅋㅋㅋㅋ 서로연이나 아는 사람을 통해서 등으로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실은 1번 정도만 잘 알아보면 되는데, 2~4의 경우도 '이런 이슈도 있긴 있다' 수준으로 생각해보면 입학 후에 덜 피곤하다. 난 들어와서 보니까 뭐 이렇게 피곤한 요소가 많냐 싶었어서. 별로 중요한 글은 아니니 그런가보다 하고 보고 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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