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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경수 Jan 24. 2023

퇴직할 결심

생각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이번 분노클 주제가 2023년 회고였는데, 어떻게 하면 2023년을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옮긴 새 학교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다-> 하고싶은 수업하고 업무도 다 해낸다(불가능) ->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서 영감을 받는다.(거의 불가능)  

2022에 우울증에서 거의 완전히 벗어나게 되니, 커리어가 좀 명확하게 보이고, 17년을 한 이 일이 과연 내 적성에 맞는지 또 다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남중 -미국 파견연수- 영국석사유학 - 남중(사고) - 공상휴직- 남녀공학중- 인도네시아 파견-  특목고(문과) -특목고 (이과) 루트

로 걸어오고 있는데 극과 극을 다 체험해 봤다고도 할 수 있다. 첫 학교는 지역에서 제일 낙후된 남자중학교였고 영어를 가르친다기 보다, 사람을 만드는 일을 주로 하였다. 두번째 학교는 나름 부유한 지역의 남자중학교 였는데 거기서 오히려 괴물같은놈을 만나서 심하게 다치고 병휴직을 하게 된다. 그후 남여공학 중학교에서 어영부영 있다가 인도네시아에 파견을 갔다오니 세상 보는 눈이 물갈이가 되었다. 아니 외국 석사까지 있는 내가 특목고에 못갈 이유가 없지 않나?해서 특목고 도전했고 4년 중 한 1년 행복했다. 나머진 여느학교랑 비슷한 업무량이었고 스트레스(영혼을 갉아먹음.) 받았다.

만약 기적적으로 올해부터 근무하게 될 두번째 이과계열 특목고가 적성에 맞네? 그러면 4년 더 하고, 다른 이과 특목고로 무사하게 전보한다. 두번째 이과 특목고가 더 편하다고 하니까, 거기 까지 근무 하면 8년에서 10년까지는 교사 할 수 있음. 그 이후에도 하고 싶을지는 잘모르겠다. 그때에도 연금은 개박살 나있으니까 연금때문에 10년 더 할 필요는 없다. 

가장 현실적인 타협안은 5년동안 개빡세게 모아서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플랜인데, 주담대 갚고 1년 자율 휴직하면서 돈 까먹으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 해보는거다. 근데 쉰다고 아마 정신없어서 1년 걍 후딱 지나갈거같다. 만약에 이 이후에 일반고 가게 되면 나는 아마 심각하게 퇴직하고 싶어질 거고, 그때는 사십대 중반이다. 그때도 사실 늦지 않긴 하다. 주담대 갚으면 마음이 좀 넉넉해진다. 퇴직금 1억으로 뭐할지도 좀 생각해볼 수 도 있고...

2023년을 마무리 했을때 가장 행복한 결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퇴사한 나 밖에는 행복한 결말이 없는거다. 어제 (2023. 1.7.) 밤새도록 교사를 사직한 사람들의 유투브를 봄. 세상이 좋아진게, 인터넷으로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다는 것이다. 내 세상에서만 봤을땐 그런 사람은 beyond the pale 이니까. ㅎㅎ 한마디로 정상 아니라는 것.




(주로 여교사꺼만 봄. 남교사...그들은 알고싶지 않구요... 다들 자격증소지-상담자격, 공인중개사, 아니면 유투브로 어느정도 인지도 있음 혹은 확고한 내 길 - 연극배우...등 할 것을 다 정해놓고 퇴직함. 그리고 교사들이 아무래도 초등교사들이 더 많더라. 그건 왜 일까. 초등교사가 더 힘들어서 일수도 있고, 초등교사 파이가 더 커서일수도 있고, 초등교사가 다재다능해서 유투브를 더 찍을수도 있고. ) 



우울과 불안장애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먹고사니즘은 언제나 큰 인생의 화두이니, 소프트 랜딩이 되도록 잘 조정해야 한다. 사실 지금 당장 관둬도 큰 무리는 없다. 연금 안받고 바로 퇴직금 받으면 한방에 주택담보대출이 해결된다. 일단 1주택자 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주택문제...심각한게 내 밑의 세대는 일해도 집을 사기가 힘들다. 후배 교사들은 집사기가 더 어려워짐.) 


이후 내가 한달에 이백은 벌고 살수 있을것인가 질문: 



내가 할 수있는 것? 



                  영어 독서 사교육 : 원서 스터디만 10년째 하고 있음. 아마 퇴직해도 이 모임은 계속 할 것 같다. 원서 읽히고 쓰게 하는 교육을 주로 하고 싶다. 만약 교육계에 있어야 한다면.                 


                  꼭 먹고 사는게 힘들다면...공인중개사 정도는 딸수 있지 않을까?(물론 1년 개빡세게 공부해서.) 근데 그게 내가 원하는 일인지는 의문임.                 


                  간간히 기간제 교사로 일한다: 유투버 N꾸림씨는 필요할때마다 기간제로 일하고 돈 버는 거 같음. 것두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 호봉으로 기간제 어렵지 않고 향후 10년은 영어교사 자리는 늘 나지 싶음. 내 경력으로 안뽑힐 것 같지도 않고...                




내가 하고싶은 것?



                  페미니즘 공부 : 미국, 캐나다, 호주 신대륙 일세계에서 공부하고 싶은데 여력이 될지는 알수 없다. 전재산 털어서 석사 더 한번? 별로 매력적이진 않다.                 


                  글쓰기 공부: 계속 글방 다니고 그렇게 하겠지? 내가 글방 꾸려보는것도 해보고 싶은데 내가 named 작가되기 전까지는 좀 힘들지 않을까?                


                  영화: 영화의 전당 같은데서 단편영화 공부하고 유투브 같은것도 하고싶다. (암두 안보겠지만 공부로서)                 




이렇게 적고 나니 좀 뚜렷해짐. 아내도 '언니 40대엔 그만둘것 같다' 라고 말함. 사실 아내가 2022년에 10년 직장 그만 둔것도 영향을 미친 것도 있다. 어떻게든 살아지기는 할 것이다. 문제는 삶의 질이 더 나아질것인가 에 대한 의문. 적다보니 긍정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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