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갖는 치명적인 오류
“지원하시는 회사가 아버님을 꼭 뽑아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놀자! 아빠육아연구소의 리더십 강연 도중 나오게 된 필자의 질문이었다. 현재 면접을 준비 중이라는 한 아버님은 나름의 자신감을 피력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그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증명해 보이실 수 있을까요?”
“스펙이죠. 자격증 같은...”
스펙은 영어단어 Specification의 준말이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 등 서류상의 기록 중 업적에 해당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공통으로 구직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요소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입사지원자를 평가한다. (출처 : 위키백과)
아직 대한민국에서 보통의 인생을 사는 우리에게는 성공에 대해 기준이 스펙 같은 것들로 인정되곤 한다. 우리가 그렇게 자라왔고,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는 지금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대학입시를 위한 학원 뺑뺑이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현실이다. 솔직히 이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나중에 아이가 커서 어떤 대학에 갔으면 좋겠냐고 물어본다면 그 답이야 뻔하지 않을까? 이름 있는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고민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우리에게 전혀 어색한 것이 아니다.
자신감이 갖는 치명적 오류
우리는 성공적인 대학 진학을 얘기하면서 SKY를 상징적인 의미로 떠올린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의 이름이 곧 스펙이고, 그것을 근본으로 하는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며 사는 듯하다. 하지만, 만약 국내 일류 대학을 나온 내 아이의 앞에 아시아 최고의 대학을 나온 다른 집 아이가 서게 된다면? 만약 아시아 최고의 대학을 나온 내 아이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 세계 최고의 대학을 나온 아이라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말이다.
분명 SKY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장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자신감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신보다 더 높은 학벌, 혹은 자격증 등의 스펙을 가진 수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그리고 내가 생존해야 하는 정글 안에서 그들을 만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그 자신감은 여지없이 추락하고 말게 된다. 한껏 나를 높여주던 자신감의 추락으로 우월감이 열등감으로 바뀌는 것은 그렇게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를 응원할 때 “넌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져!”라고 얘기한다. 이 말에는 분명 그 사람이 잘 되길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전달하게 되는 자신감이라는 단어의 진짜 ‘숨어있는 뜻’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넌 꼭 이겨야만 해
우리는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자칫 긍정의 단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긍정인 것이 사실이라면, 그 정도가 조금만 있다 해도 여전히 긍정이어야 맞다. 하지만, 자신감이 낮은 것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없다. 결국, 자신감은 어떠한 다른 상황이나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결과에서 ‘우월한 위치’를 점 할 수 있을 때만 비로소 긍정의 의미가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감을 중요시하는 것은 곧 스스로 자신에게 점수를 매기는 것과 같다. 그리고 우리는 학창 시절, 나보다 시험을 잘 본 친구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던 그때의 심정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비교라는 것은 곧 경쟁이고 생존이다. 끊임없는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 자체를 이런 자신감에 근거한 채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얘기해 줄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남에게 뒤처지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아빠는 물론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이길 수 있는 법’이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의 유일한 비교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남들과 비교하여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걱정하는 것은 결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것 또한 내 인생을 내 인생답게 사는 것이 아니다. 남들을 이겨서 긍정의 힘을 얻게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나의 단점과 결핍을 이겨내고, 과거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됨으로써 얻게 되는 긍정의 힘은 내 인생에서 타인과의 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준다. 세상에 B급 아빠는 없다.
누군가를 찍어 누르거나 밟아 내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우리의 존재만으로도 인생의 완전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면, 과연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생산적으로 발전하게 될까?
다음 칼럼에서는 자신에 대한 장단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총체적 긍정 덩어리’가 될 수 있게 하는 자존감에 관해 얘기해 보도록 하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그 날을 위해, 아빠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