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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석 소장 Jan 13. 2019

나는 ‘딸 아빠’다!

아들로 태어난 아빠의 아름다운 지피지기

한 랍비가 주위를 살피지 않고 그저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정신없이 뛰어다니시오?”

“랍비여, 눈앞의 빵을 붙잡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빵이 당신의 앞에 있는지를 어떻게 확신하시오? 그것은 당신의 뒤에 있을 수도 있잖소. 그렇다면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대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겠소?”     

- 탈무드 중에서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아이와 아내로부터 진심으로 인정받는 가장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가장이라면 누구나 가정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언제나 밤낮으로 고민하고 열심히 노력하기 마련이다. 전쟁터 같은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몸부림치고,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밖에서 아무리 열심히 인정받는 아빠라 하더라도 왠지 집에만 들어오면 힘이 빠질 때가 있다. 피곤한 몸이지만 그래도 딸과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던 놀이가 결국 누군가 울면서 끝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면 돌아오는 건 딸의 냉랭한 반응과 엄마의 따가운 눈총뿐이다.     


밖에서 일할 땐 분명히 노력한 만큼의 능력을 인정받던 아빠가 왜 딸과 단둘이 붙어있기만 하면 크립토 나이트를 만난 슈퍼맨처럼 맥을 못 추는 상황이 벌어지고 마는 것일까? 밖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딸을 훌륭하게 키워내는 일이 분명 더 의미 있는 거라는 걸 아빠가 모를 리 없다. 딸의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은 아빠라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름의 노력을 해도 그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게 되면 아빠는 육아에 의욕을 잃게 되기 마련이다. 그런 아빠를 보며 엄마는 말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 해보면서 배우는 거지. 몇 번 해보지도 않고 힘들다는 건 마음이 없는 거야’ 그리고 또 세상은 무기력해진 아빠에게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인정받는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왠지 반박의 여지가 없는 말 같다. 하지만 그 말을 그냥 인정해 버리자니 왠지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는 아빠는 스스로 아빠 자격이 없는 못난 사람처럼 느껴진다. 혼란스럽고 힘 빠지고 억울함까지 밀려온다. 그런데 정말 강한 의지로 열심히 노력만 하면 언젠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일까? 우리는 어떤 일이든 열심히만 하면 반드시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경우가 많다. 만약 운이 좋거나, 단기간에 결과를 볼 수 있는 것들이라면 그때까지 억지로 버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금쪽같은 내 자식을 키우면서 과연 운을 바랄 수 있을까?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다’라는 인식이 점차 퍼져가고 있지만, ‘딸 아빠’만큼은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딸과의 소통은커녕 같이 노는 것조차 쉽지 않거나, 심지어는 딸이 아빠를 무시하고 때리는 경우가 벌어지기도 한다. 반면 엄마가 딸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딸을 키우는 일은 왜 아빠에게만 이토록 어려운 걸까? 그것은 아들로 태어난 아빠라서, 딸이 가진 여성 특유의 성향과 행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발을 만드는 장인이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것은 신발을 만드는 기술보다 그 신발을 신을 발에 관한 정보다. 아무리 훌륭한 솜씨로 정성을 다해 만든다 한들, 정작 신발이 발에 맞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가 누군가? 그냥 아빠가 아니고 ‘딸 아빠’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선 딸이 가진 특성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능력과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제까지 아내가 시키는 대로, 혹은 어느 육아 서적에서 말한 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해 봤음에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에 대해 제발 더는 아빠 자질 운운하며 자책하지 말자. 세상에 나쁜 아빠는 없다단지 길을 잃었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새로운 관점을 통해 딸에 대해서, 나아가 아빠 자신과 아내에 대해서까지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는 아빠의 딸 육아가 단지 빛을 보지 못하는 노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행복한 여정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딸아빠육아교육전문가, 신우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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