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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우석 소장 Jan 13. 2019

딸은 아들과 다르게 키워야 한다

아들은 세상을 보고, 딸은 사람을 본다

강연을 통해 아빠들을 만나보면, 확실히 예전과 달리 훌륭한 가장으로서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멋진 아빠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지만, 여전히 힘들다’라는 아빠들의 하소연 또한 적지 않다. 열심히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효율성이 너무 낮은 것이던지, 그게 아니라면 엉뚱한 곳에 힘을 빼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까지 딸 육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이랬다.   

   

딸은 아들과 다르게 원래 공감 능력이 좋아서,
굳이 먼저 이해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이해하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말은 부모인 우리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는 남편과 다르게 원래 공감 능력이 좋아서,
굳이 먼저 이해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이해하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어떤가? 아내는 과연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거라고 예상되는가?      


1992년,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등장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서로 다른 별에서 온 두 사람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중요한 인식을 남녀 관계 안에서 풀어냈다는 점에서 연애 관계서의 최대 역작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다음의 한 줄로 간략히 요약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자는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대화를 나눈다” 그만큼 여성과 남성은 뇌의 작동 방식부터가 차이가 날 만큼 서로 명백하게 다르다.     


여성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비교하자면, 어쩌면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 거의 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딸과 아들은 사고방식뿐 아니라 선호하는 것도 다르고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형태 또한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딸과 아들은 같은 방식으로 키워서도 안 되고 그렇게 키울 수도 없다. 하지만 단순히 ‘다르다’라는 사실을 추상적으로 인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빠가 딸 육아의 온전한 공동 양육자로 바로 서기 위해서는, 먼저 딸의 특성이 아들과 어떻게 다른지, 딸에게 효과적인 육아법은 무엇인지 등의 구체적인 사실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럼 과연 딸과 아들의 차이점과 딸의 특성은 무엇일까?     


아들은 세상을 보고딸은 사람을 본다     


인류 역사 600만 년 중 단 1만 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인 무려 599만 년간, 남성의 주 임무는 사냥이었고 여성의 주 임무는 사냥을 제외한 나머지의 모든 것이었다. 사냥하기 위해서는 멀리서 빠르게 움직이는 사냥감을 집중하여 잘 보는 것이 중요했다. 그 결과 남성은 여성보다 멀리 있는 것을 잘 보고 움직이는 것에 호기심을 갖는다는 특성을 갖게 되었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는데 어느새 저 멀리 잘 보이지도 않는 장난감 코너를 발견하고선 혼자 뛰어가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불러도 대답 없는 아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런 남성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예다.   

  

반대로 여성은 남성들이 사냥을 나가는 동안, 그들이 하지 못하는 나머지 일들을 처리했어야 했다. 거주지 주변에서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고기 식량을 제외한 나머지 식량을 채집하거나, 요리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 그리고 아이를 키우느라 손이 부족한 부분을 서로 돕고 언제라도 맹수 등의 외부 침략에 대응할 수 있도록 주변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렇게 육아를 위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중시하는 여성의 특성은 지금까지 같은 모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엄마들이 조리원 동기 모임이나 인터넷상의 맘 카페 등을 통해서 집단을 이루고, 함께 육아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바로 그런 여성의 관계 중심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예다.     


여성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한다. 그리고 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소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바로 ‘대화’와 같은 언어적 소통과 ‘표정’이나 ‘행동’ 등의 정서적 반응을 통한 비언어적 소통이다. 여성은 이런 소통을 통한 관계 형성 능력이 강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뇌 과학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남성들에게는 바로 그것들이 태생적으로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그럼 우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제는 딸 아빠만을 위한 새로운 관점의 육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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