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아빠의 육아가 중요한 이유

딸에게 아빠는 영웅이어야 한다

종종 엄마에게 ‘내가 뭘 하면 되는지 알려주면 하라는 대로 할게’라며 A부터 Z까지 구체적인 임무 하달을 요청하는 아빠들이 있다. 일단 아빠로서의 체면은 접어두고라도 엄마에게 이런 요청을 하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같은 여자인 엄마가 딸의 성향이나 관심사에 관해 아빠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엄마는 혼자 알아서 하지 못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겨우 움직이는 그런 아빠가 못마땅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아빠와 딸의 애착 형성을 이루는 것을 돕기 위해 육아 선배로서의 고민에 빠지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처음부터 답은 아빠가 가지고 있었다. 단지 모르고 있었을 뿐.          

아들은 경쟁과 도전을 좋아하는 기질이 있어 집을 떠나 위험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즐기고 그것으로부터 유쾌한 자극을 받는다. 딸은 주변의 여러 가지 것에 세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있어 자칫 놓치기 쉬운 것들을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점이 더 좋은 점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 둘의 특성을 모두 가질 수 있다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분명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들과 같이 남성의 특성을 가진 아빠 역시 멀리 있는 정보를 파악하는 것에 능하고, 주위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쌓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성향이 강하다.     

아빠와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는 딸은 그렇지 못한 딸과 비교해 똑똑해질 수밖에 없다. 집이나 집 주변에서 얻을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아빠가 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경험을 통한 지혜다. 딸은 아빠가 해 주는 이야기를 통해 아빠의 지혜를 전달받으면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하고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 아빠와 함께 놀고 소통하는 딸은 여자아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세심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남성 특유의 폭넓은 정보와 경험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진정한 양성 교육의 효과가 아니겠는가?     

딸은 아들보다 달리기가 느리다. 하지만 아빠의 손을 함께 잡고 달리면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빠른 속도와 하늘을 달리는 듯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딸은 아들처럼 혼자 나무를 타고 높이 올라갈 용기가 없다. 하지만 아빠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목마를 타고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으며, 보이는 모든 것에 관해 함께 끝도 없이 얘기를 나눌 수도 있다. 아빠와 함께라면 위험해 보이지만 스릴 넘치는 공구들을 이용해 목공을 같이 할 수도 있으며, 함께 고장 난 물건을 척척 고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하는 매 순간, 아들보다 언어 능력이 좋은 딸은 논리적인 판단에 강한 아빠와 함께하는 대화를 통해 세상 누구보다 똑똑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아빠는 딸에게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존재다     

아빠라서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딸 육아가, 관점을 바꾸면 아빠라서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육아가 된다. 마치 DNA와도 같은 남성의 특성을 장점으로 이용하면, 인형 놀이나 하면서 ‘억지로 놀아주는 아빠’에서 벗어나 다른 아빠들과는 차원이 다른 ‘교육 지향적인 육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빠로부터 자란 우리의 딸들은 장차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아빠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 아빤 다른 아빠들과는 정말 달라     

아빠는 그저 엄마의 손을 거드는 엄마 보조가 아니다. 이제 엄마와 비교당하는 육아에서 벗어나, 아빠라서 더 잘 할 수 있는 육아를 하자. 딸에게 필요한 건 두 번째 엄마가 아닌, 자기만의 영웅인 아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