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9 을지오비베어 녹색당 정당연설회
잔인한 사월, 녹색당을 부탁합니다.
지금쯤이면 우리 소중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당원들은 여운을 추스르고 잠에 들었을테다. 오늘은 꼭 몇 마디 적고 싶어서 아직 채 진정이 안 된 마음 추스려 몇 자 남긴다.
을지OB베어 사장님들께서 마지막에 하셨던 말씀이 깊게 남았다. 정당이 상생을 외치며 우리 곁에 와 준 것은 처음이라 너무 감사했다고. 뜨거운 분노와 환한 축제가 같이 있어서 어쩜 이런 곳이 있나 싶었다고. "녹색당을 진심으로 지지합니다." 그분을 안아드렸다.
녹색당이 주관한 정당연설회의 수준은 정말이지 남달랐다. 원최 집회와 음주가무에 능한 녹색당원들이 한 장면 한 장면 그림을 그리는데 계속 마음이 어딘가 차올랐다. 집회왕 김혜미, 마포의 아이돌로 등판한 미어캣, 연대왕 이상현, 마이크 없이도 진심을 전하는 제민님, 절절한 마지막 발언을 해주신 사이님, 감동발언 은강, 불굴의 사무처장 유현님, 귀엽고 열정어린 한사, 춤신 현지, 정책위원회 회의 마치고 온 수영과 탈핵왕 태제님, 연대와준 은빈과 지혁, 리아까지. 그 밖에도 여러 얼굴들이 함께였다. 설현님, 준희님, 청연, 레마, 영준, 주온님, 소라님. 마지막에 같이 당가를 부르고 행진할 때 이들 곁에 있어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실은 패닉이 올 것 같이 사람이 많았다. 불금에 일대를 독식한 만선호프의 자리는 만원이었다. 나는 정말 자신이 없어 말을 못하겠다고 할까 싶었다. 수백의 사람들, 그 중 꽤 많은 무례한 이들의 비웃음, 혼잡한 일대에서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녹색당의 주거정책을 여럿 적어갔다가 모두 지웠다. 딱 하나 우리가 남겨서 가지고 간다면 두리반 궁중족발 부터 계속해서 연대하고 그 공간에 함께 서있던 기억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말들은 안 나오니 구호를 연일 외쳤다. 복식호흡을 수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선호프는 오비베어와 상생하라!
상생은 늘 마음 시린 단어다. 우리는 상생하는 걸 이 사회에 본 적이 없다. 양당이 상생과 거리가 먼 것은 당연하고, 시민사회 간에 상생하는 것도 늘 어려움을 겪는다. 함께사는 것이 믿음의 문제라서 그렇다.
녹색당에 대한 마음을 적어두는 빈 문서가 하나 있다. 늘 우리는 어떤 가능성의 과정 중에 있어서 쉽게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에 1세대 녹색 선생님들을 만나고 왔는데, 지금 정도로 영향력이 없는 녹색당이면 차라리 해체하고 재창당하는 게 낫지 않냐는 고나리질을 듣고 왔다. 어쩌면 애정이 숨어있지만, 지독히 회의적이고 날카로운 말들의 힘에 영향을 받아 돌아오니 마음이 뒤숭숭했다. 실제로 녹색당의 이름을 달고 어딘가를 가면 반응이 영 차갑곤 하다. 보도자료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와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이 받는 감사한 반응과 차가 커 자주 아프곤 하다. 그래서 괜한 책임감과 독기를 품게 된다. 이것이 나를 잡아먹고 곁을 해치기도 하여 걱정도 크지만 잘 다스리고 있다.
시민사회는 정당을 좋아하지 않고, 원로 혹은 윗 세대 분들은 그네들의 이상에 우리가 부합하지 않았는지 깊은 실망 어쩌면 애증을 드리우고 있다. 십년 동안 한 자리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중요한 그 이유일 수 있겠다. 분명한 것은 신뢰를 누차 잃었다는 것이다. 그럼에 나는 계속 잃어버린 믿음을 회복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며 살게 된다.
그러나 녹색당이 아니라면 누가 어떻게 기후위기 앞에서 연이어 일어나는 아픔들에 응답할까. 을지로와 녹색평론(혹은 한살림 선언)사이를 연결할 공간은 작고 미워도(?) 녹색당 뿐이다. 정책이 부족하면 채우면 되고, 의석이 없으면 만들면 되지만(ㅋ) 사람의 마음을 다시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은 진심 말고는 열리지 않기에. 오늘 자리는 나의 초심은 무엇이었을까, 녹색당의 초심은 무엇이었을까 참 많이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다. 십 년간 함께하겠다 생각했는데 삼십년으로 수명연장을 마음먹었다.
마지막으로, 어렵사리 부탁을 하나 드려볼까 한다. 지금까지 은근히 말을 꺼낸적은 있어도 아무에게도 당원이 되어달라고 부탁하지 못했다.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을까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부탁해보고 싶다. 자그마치 십 년이다. 십주년을 맞이한 정당이 추스른 이후 치르는 선거를 한 달 남겨두고 있다. 녹색당은 그럼에도 나무다. 열매가 많이 열리지는 않았을 수 있다. 부러진 가지도 시든 잎들도 있다. 그래도 한국 사회라는 오염된 땅에서 희망으로 키워 눈물겹게도 죽지 않고 자라난 나무다. 인지도, 방향성, 전략, 정책, 실무력, 조직력 등 당을 평가하는 지표는 다양하고 어느 하나 충분한 것 없지만 이들은 모두 부차적일 수 있다. 분명한 것 하나는 오래전부터 일어나 모였던 마음들이 지금도 전해지고 새롭게 모아져 '가고 있다'. 죽지 않은 나무 한 그루는 숲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증축을 시도하는 고층빌딩이 꿈꿀 수 없는 것이다. 선거를 치르면서도 가장 아픈 현장 곁에서 전환의 씨앗을 만들고 있다. 녹색당이다. 당신에게 부탁드린다. 미숙하고 비틀거리는 나무에게 물을 주시기를. 상생을 연일 외쳤던 오늘 살림의 마음을 새기었다.
2022 지방선거 홈페이지 오픈
녹색당 후보부터 공약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선거 홈페이지가 열렸습니다!
지구를 살리고, 동네를 바꿀 녹색 후보들이 궁금하시다면
선거사이트 링크 : vote2022.kgreens.org
녹색당의 도전이 멈추지 않도록, 지방선거에 힘을 보태 주세요!
녹색당 후원하기 kgreens.org/donate
녹색당 중앙당후원회 우리은행 1005403316782
당원 가입 링크
https://mrmweb.hsit.co.kr/v2/M/Member/MemberJoin.aspx?action=mjoin&server=gfzNNMS7EHszhJHjmTU5x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