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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6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감사일기 네 번째

by 노마 장윤석

잠을 설쳤습니다. 시간은 유한하고 내 몸이 가진 한계가 있는데 자주 무시하게 되어요. 호언장담과 무책임의 악순환을 끊고 싶어요. 그만큼 힘이 필요한 때라 생각해 마냥 부정하지는 않지만, 자기의 역할과 범위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서로 돌보는 법을 몰랐던 때를 후회하는 가사를 하루 종일 들으며 어버이날인 내일은 아주 오랜만에 본가에 가려해요. 바쁘다는 사유로 더는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오늘 다녀온 차별금지법 단식농성장 이겠어요. 우리 정치의 민낯이 보기 싫어 차별금지법 소식을 찾으면서도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 특히 단식 농성장은 저에게 추억(이라고 쓰기는 조금 그렇겠지요?)이자 트라우마 같은 것이라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어요. 하지만 직시해야 하는 것도 알아요. 같이 갈 곁이 있으니 새벽녘에 깨어 일들을 막 하고 다녀왔습니다. 발언을 부탁하셔서 다음과 같이 읽었습니다. 평범한 말들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녀온 지금, 아직 농성장을 지키는 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상처와 고난에 대한 것이었어요. 참으로 지난한 과정 속에 우리가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주고받는 것으로 살아가기에 부디 건강하셔라. 같은 참 애잔하고 미안하고 감사한 말들입니다. 사랑은 상처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나서 맺어진다 했었나요. 참으로 못난 사회를 사랑하여 곡기를 끊은 두 분께 다시 연대와 감사를 전합니다.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 윤석입니다.

일 년 전 이맘때 단식 농성장을 지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제행사장 앞에서 한국이 짓는 국내외의 신규 석탄발전소 10 여기를 폐지하라고 목소리 높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식을 하며 비쩍비쩍 말라가는 사람을 보면서 속이 타들어가고 뙤얗볕 아래에서 응답 하나 없던 하늘과 정치인들이 무심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해결된 것 없지만, 그때 와주셨던 분들이 주고받은 기운으로 저라는 한 사람이 감사하게 계속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미류 종결 두 활동가께 강한 연대와 응원을 표합니다.


기후위기를 말하는 활동가로서 작년 8월 기후 기본법이 만들어지던 때를 상기해볼까 합니다. 그때도 이 자리에 농성장이 있었는데요. 기후위기 막는 온실가스 목표가 미약하게 들어가고, 정의로운 전환의 구체성도 빠졌으며 법안명에는 녹색성장이 붙었습니다. 미래의 차별과 재난에 대한 책임을 유보한 법안이었습니다


우리는 근 몇 년의 코로나라는 재난 앞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세상이 얼마나 가혹한지 보았습니다. 장애인 인권과 이동권 미비, 20대 여성 자살, 성소수자 혐오범죄와 각종 폭력 등 재난에 중첩된 차별과 범죄를 기억합니다. 차별금지법이 꼭 제정되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뜨거운 볕 아래에서 있으며 참 이놈의 국회가 여러 사람 애태운다 싶었습니다. 무감각하고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정치가 차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무지가, 오늘의 거짓말이, 내일의 방관이 곧 기성 정치인, 당신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실망이라는 말이 아깝습니다. 죽어가는 생명 앞에서 안일했던 당신 양당 정치인들의 행보에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 길에 녹색당은 함께하겠습니다. 녹색은 지구 뭇 생명의 모든 색입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차별을 함께 막겠습니다. 차별금지 정치를 위해 동분서주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평등의 봄 쟁취하자

이번에는 꼭!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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