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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을하 Nov 27. 2023

독일회사 비정규직과 파견직의 차이

같으면서도 다른 입장

독일 기업의 정규직은 웬만하면 잘리지 않고 평생직장이라 삼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기에 정규직 자리를 내어주는데 인색한 편이다. 


그래서 비정규직과 파견직이 보기보다 많다. 겉으로는 티가 안 날지라도 계약서를 말하면 각자 다른 종류의 계약서를 쓰고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



독일회사 계약서는 보통 우편으로 쓴다. (출처=unsplash)


계약직은 크게 비정규직과 파견직으로 나눠진다. 둘의 공통점은 '퇴사 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라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파견직은 비정규직 안에 포함되니 비정규직이 상위 개념이다. 퇴사일까지 근무 후 계약서가 연장되지 않으면 직원은 별다른 협의 없이 퇴사하면 된다.


일반 기한제 비정규직(unbefristete Stelle)은 정해진 기한 동안만큼은 정규직 직원과 완전히 똑같은 권리를 갖고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노사위원회에 준하는 Betriebsrat(경영평의회) 발표회의 참석은 물론, 사내 갈등에 대한 상담도 받을 수 있고, 직원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인사과에서 다른 직원들과 동등하게 관리되는 직원이지만 단지 기한이 제한되어 있을 뿐이다. 매달 받는 월급명세서에 'Austrittsdatum(퇴사일)'이 찍혀있다.


독일 노동법상 기한제 비정규직은 최대 2년, 총 3회까지 연장 가능하며 2년 후에는 해당 계약서를 해지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수 있다. 회사에 공석이 없다면 정규직 전환보다 해지를 선택할 확률이 높으니 이 경우 근로자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 아마 다른 계열사나 타회사로의 이직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파견직(Leiharbeit)은 일반 비정규직과 다르다. 일단 말 그대로 파견되어 온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파견회사' 소속이다. 즉 회사 인사과에서 진행하는 업무를 모두 파견회사에서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회사의 인사과 및 노사위원회는 해당 직원을 관리하지 않는다. 명단을 관리하고 수당 지급만 할 뿐, 그 외에 인사에 관련된 문제는 모두 파견회사와 얘기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월급도 파견회사에서 지급하며 대부분 '근무시간'에 따라 돈을 주기 때문에 시급이 정해져 있다. 시급은 경력과 직군에 따라 달라진다. 시급으로 계산되지만 실제로 받는 월급은 Equal pay(동등보수) 법에 의해 약 9-15개월 후부터는 정규직원과 같은 수준으로 받게 되므로 파견직이라고 무조건 월급이 낮은 건 아니다.


독일 노동법상 파견직은 한 회사(고객사)에서 최대 18개월까지 근무할 수 있으며, 18개월 후에는 무조건 파견회사를 바꾸어야 한다. 단, 회사와 직원 둘 다 연장의사가 있을 경우 3개월의 휴식기간 후 재계약할 수 있다.

 


(출처=pixabay)


한국문화에서 보면 파견직과 비정규직이 무조건 안 좋게 보일 수 있으나, 의외로 일부러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반강제이긴 하지만 이직의 기회가 자주 오므로 월급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독일 회사 한 곳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면 실제로 연봉인상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우리 회사만 봐도 비정규직과 파견직에게 갑질하는 분위기가 전혀 없다 보니 일부러 말하지 않으면 누가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인지 모르고, 궁금해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독일에 사는 외국인들은 독일인들보다 정규직을 얻는 게 더욱 쉽지 않다 보니 한국인의 경우, 한국회사 혹은 한국과 연관이 있는 회사에 상대적으로 정규직 자리가 많고, 정규직을 포기하지 못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맘에 안 들어도 장기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이지만 계약서 종류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므로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형태를 선택하는 게 관건이다. 이제 막 사회로 나온 초년생이라면 한 곳에 정착하기 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반대로 경력자라 해도 계약서 연장에 어려움이 없고 회사와 업무가 맘에 든다면 굳이 비정규직이라고 배제할 필요도 없다.


우리 팀에는 실제로 40대 이상 직원 중 파견직 및 계약직으로 온 분들이 몇 있는데 모두 자의로 왔으며, 업무조건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와 계획을 뚜렷하게 세우는 것이다.  


제목 사진출처: unsplash

본문 사진출처: 직접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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