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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Mar 01. 2024

뭐가 이렇게나 많이 필요한지

하루를 정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이 작은 몸뚱이 하나 먹여 살리는 데 뭐가 이렇게 많이 필요할까.'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받기 시작한 부모님의 사랑, 나온 후에는 주변 모든 어른들의 관심과 보살핌, 자라면서는 끝도 없는 교육비,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나를 먹여 살릴 일자리, 평생을 같이할 타인, 집, 차, 옷, 결혼비용, 그리고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일생동안 꾸준히 필요한 생활비까지. 


인간이라는 존재로 태어났다는 이유 만으로 거의 백 년에 걸쳐 요구되는 것들이 정말이지 너무나 많다. 그렇다고 선사시대처럼 돌 갈아 사냥하며 살 수는 없는 바, 결국 이 모든 관심과 소비가 필수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인이 되어 오롯이 타인의 도움 없이 나 하나, 혹은 내 가족 전부를 먹여 살리는 일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이다. 그나마 혼자일 때는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었으니 일정 부분 자유롭지만, 가족이 생기는 순간부터는 개인의 자유는 통제받으면서 몸을 갈아넣는 경제활동은 멈출 수 없으니 받아들이고 희생하는 부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인간은 이렇게 단순히 숨 쉬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것들이 필요한데 여기에 여행도 가끔 보내주고, 이쁜 옷도 입혀주고, 재밌는 콘텐츠도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도 입에 넣어줘야 그제야 '좀 살만하다'라고 말하니, 나를 비롯하여 정말이지 상당히 까다로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제목 사진출처: 직접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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