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원준비로 아이와 살랑이를 벌이다
결국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엄마, 미안해. ”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 순간,
이어진 아이의 말이 나의 걸음을 멈춰 세웠다.
“엄마가 아직 사과를 받을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어린이집 끝나고 다시 사과할게. ”
아이는 그 말을 남기고
저만치 어린이집 속으로 사라졌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도, 나도 서로에게 화가 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다.
아이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아이가 나를 향해 쏟아내는 부정적인 감정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감정으로의 전환을 재촉하지 않으며,
지금 느껴지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도록
기다려주기로 했다.
애써 덮어두고 모르는 척 하기보다는
내가 느끼는 감정도, 아이가 느끼는 감정도
존중해 주기로 한 것이다.
하원 후 아이는 어린이집 마당에 흩뿌려진
백목련 꽃잎을 줍느라 바빴다.
아이는 사과를 하는 대신 순수한 사랑 몇 잎을 모아
내 손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흐리지만 애틋한 봄날이 또 하루 멀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