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반려동물 상실의 아픔

동물 천도재를 취재하다

by 치유하는 뚜벅씨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의 시대. 하루 최소 1100여 마리의 반려동물(개와 고양이)이 세상을 떠난다. 한 해 평균 43-57만 마리의 동물이 사망하는 것이다. 햄스터, 장수하늘소 등 비(非)견묘까지 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많은 사람들은 반려동물에게 정을 붙이며 산다. 무조건 따르고, 조건 없이 좋아해 주는 반려동물을 통해 보호자는 마음의 큰 위로를 받고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겨낸다. 이런 동물이 죽었을 때, 부모의 죽음보다 더 슬픈 감정을 경험한다고 보호자들은 조심스럽게 고백한다.


이런 말을 어디서 크게 할 수 있을까? 천하의 상놈이라는 욕을 듣거나, 세상 말세라는 혀 차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행이다. 십수 년 동거동락한 동물을 화장하고 출근한 다음 날, 의기소침해 있는 사람을 향해 지나가는 상사가 하는 말은 " 그까짓 개 한 마리가 죽었다고 이리 유난이냐?"는 핀잔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슬픔, 떠난 동물에 대한 죄의식, 충분히 위로받거나 울어보지 못한 애도가 겹쳐서 펫로스 증후군이 된다. 이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생긴다.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지난 9월, 일본 동물 장례 산업을 취재하러 동경에 갔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네 사찰들의 역할이다. 물론 전문적인 동물 장례식장도 있고 사람과 동물의 장례를 겸하는 곳도 많지만, 절들이 동물의 화장터로, 납골당으로, 천도와 기도의 장소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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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동물이 죽으면 사람들은 시신을 절로 옮긴 후 이곳에서 화장을 하고, 유해를 담아 납골당에 안치시킨다. 주지스님은 주기적으로 이들을 위해 공양과 기도를 한다. 떠난 아이가 그리운 사람들은 오가는 길에 절에 들려 사진을 보고 추억하고 아이들의 안식을 위해 기도한다.


사회의 어떤 안전하고 안정된 공간에서, 자기가 사랑했던 동물을 맡아서 계속 기도해 주고, 유해를 관리해주고 있다는 것은 보호자 입장에서 크게 안도가 되는 일이다. 이 정도로도 펫로스 증후군은 크게 줄어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종교의 공간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선한 기여를 할 수 있을까의 답이기도 하다.



천도재는 이쪽의 세상에서 저쪽의 세상으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을 안내하는 의식이다. 동물의 천도재는 이것에 더해,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환생하라는 인도환생의 기도도 포함한다. 경전에 기록된 붓다의 지침이라기보다는 대승불교의 안착과정에서 국내의 토속신앙과 어우러진 한국의 토착화 불교 의식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49제는 절에서 많이 이루어지지만 동물의 천도재는 대중적이지 않다. 그러나 불교신자든 아니든, 종교를 떠나서, 엄숙한 의식 속에서 진행되는 천도재는 분명 보호자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중랑구 중화동에 위치한 법만사는 동물의 천도재 전문 사찰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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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령- 영가를 불러 부처님께 인도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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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 - 영가에게 공양을 베풀어 위로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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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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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노래


천도재를 지낸 후 보호자는 " 다시 아이를 만나는 느낌을 받았고 큰 위로를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5년 전 떠나보낸 아이에게 생긴 죄의식을 털어내고 묵힌 울음을 다 쏟아낸 것이 후련해 보였다. 애도는 충분해야 하고 슬픔은 주저 없이 쏟아내야 좋은 애도의 과정이라는 심리학자들의 말들이 옳다면, 이 애도의 의식은 보호자말대로 자신에게 주는 큰 선물이다.



천도재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1VgPenxXpJs&t=6s


천도재 주관: NI 025110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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