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못한 편지 얘기해 줄까요?
내 과거 여자에게요
그녀를 그렇게 부르는 건
싸잡아 얘기하는 거 아녜요?
아뇨
나한테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거든요
다음은 없었어요
그녀에게 편지를 썼는데
차마 보내진 못했죠
하수구와 변기에 쑤셔 박아 버렸어요
편지를 넣어 바다에 던진 병처럼요?
똥으로 가득찬 바다죠
전혀 로맨틱하진 않아요
은둔자를 한번 떠올려봐요
하수구 속에 사는 사람들이요
그 사람들이 그걸 모아서 읽고는
그런 사랑을 꿈꾸는거죠
천 통은 족히 넘게 썼던 것 같아요
내가 머물렀던 오두막 방이 아직도 생생해요
이건 우리끼리만 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