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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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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Jul 22. 2020

악 클라이밍도 하고 싶고 작업도 해야 하고

나의 중심이 또 나가려고 하고 있다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는

퇴근 후 암장(클라이밍장)에 도착해 수업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개발을 했다. 사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서 사람들이랑 같이 운동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운동을 하고 싶으면 그만큼 일을 끝내 놓아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지금 수업을 듣는 것도 나의 욕심이다. 그전까지 일을 해놓고 가야 한다' 하며 들썩이는 엉덩이를 눌렀다.



나의 중심은 개발

나의 중심은 끄적글적 개발이다. 내가 하는 모든 선택과 의사결정은 개발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요새  자연 암벽을 몇 번 나가고 나서는 이 중심이 흔들리려고 하고 있다. (너무 재미있어서...)

너무 중독적인 클라이밍...

나는 모드를 변경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이다. 한 번은 같이 일하는 애나가 여행을 다녀온 후 내가 정신을 못 차리는 게 보이니 이야기를 해줬다.

루시는 여행 다녀오면 꼭 몸이 안 좋은 패턴이 있다. 그래서 일에 지장이 생긴다.

물론 몸도 아팠지만 정신적으로도 여행할 때의 그 관성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해서 일을 잡기가 굉장히 힘들어진다. 꽤 최근에 이 패턴을 인지했는데 지금 또 찾아왔다.   



스스로 컨트롤하는 힘으로 굴러가는

원격근무로 일을 하는 우리 팀, 모든 게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우리는 특히나 외부 상황에 취약하다. 물리적으로 같이 일을 하고 있다면 별거 아닌 일들이 우리에게는 더 크게 다가온다. 자기 관리가 전부인 이런 환경에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면 끝이다. 그때마다 어찌어찌 중심을 잡아오긴 하지만, 다시 중심을 찾는 일을 여러 번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나의 사무실 (=집)


다시 중심을 잡아오는 방법은

별거 없다. 그냥 책상에 앉아서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하면 자연스럽게 다시 중심이 잡힌다.



클라이밍을 더 하고 싶고

자연 암벽에 또 계속 나가고 싶지만

나는 지금 그 욕심을 부릴 수 없다.


언젠가 우리가 하고 싶은 선택을 다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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