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의 커다란 적 : 나태함 (feat.타이탄의 도구들)
이번 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또 게으른 내가 나와서 신나게 놀다 갔다. 얘가 나오면 일은 무슨, 침대에서 나오질 못한다. 핸드폰만 하루 종일 잡고 있어서, 해야 할 일들만 간신히 칠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뀐다.
출퇴근을 하면 강제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앉아서 일을 하지만 원격근무를 할 때는 스스로 그 자리에 앉혀야 한다. 평소에는 이 싸움에서 잘 이기지만, 어느 순간 잠시 패턴이 깨질 때가 있다. 이 패턴이 깨지는 경우 보통 일주일 동안 게으른 내가 강림했다가 떠나신다. 그럼 이 일주일은 통으로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오늘 일요일, 이 녀석은 떠났다. (She's gone)
최근 <타이탄의 도구들(Tools of Titians)>을 읽고 있는데 나태한 나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처음 책을 사서 딱 펴봤을 때, 첫 장에 잠자리를 정리해라(3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린가... 이불부터 개라고...? 했는데 아니었다. 속는 셈치고 몇 가지 도구를 따라 했는데 거짓말처럼 나태한 내가 떠났다.
우선 첫 번째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해봤다. 요새 주로 집에서 일하는데 이 침대가 문제다. 너무 폭신해! 날이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이불과 혼연일체가 돼서 떠날 수가 없다. 그래서 핸드폰과 함께 따뜻하고 푹신한 이불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불에 들어가지 않게 됐다.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던 방법은 잠자리를 정리하고부터 시작됐다. (평소에 잠자리 정리를 하지 않지만...) 책을 읽었으니 한번 시도해봤다. 아니! 잠자리를 정리했는데 너무 반듯해서 들어갈 수가 없다!!!! 일어나자마자 잠자리를 정리하는데 그 이후 정리된 잠자리를 지나칠 때마다 들어갈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주 작고 쉬운 차이지만 커다란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점점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침대가 정리되어있으니 들어가기 아까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일 먼저 스마트폰을 든다. 심즈를 하고 있는데, (거의 몇 개월 동안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 심들을 출근시키고 아침을 먹는다. 심즈를 한번 키면 아침 내내 하고 있다... 온라인에 심들은 바쁘게 일하는 대신 그냥 소파에 앉아서 열심히 손가락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했다. 분더리스트에 아침 일기를 쓰는 일을 심즈를 킨 다음에 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기를 쓰는 행동은 정신의 와이퍼가 되었다. 흐릿한 창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와이퍼가 되어 정신을 맑게 해줬다. 아침일기라고 해서 거창한 내용이 아니라 한 세줄 정도 쓰는데 주로 이런 패턴이다.
" 어제 드라마 하루 종일 봤다. 정신 차리자. 그리고 오늘은 카페에 가서 영상 편집하고, 개발하자. "
그냥 별거 없는데 어제에 대한 반성과 오늘에 대한 계획을 힘들이지 않고 해버린다.
위의 항목을 읽고 이전의 나처럼 "에게~ 이게 무슨 방법이야?" 이럴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침을 보내고 나니 거짓말처럼 생산적인 하루가 시작됐다. 책상에 앉는 게 어렵지 않으며, 많은 정신력을 들여서 일을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이 문장을 요새 크게 느끼고 있는데, 오늘 이 모습이 극적으로 보여서 신이 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하핫) 또 언제 게으른 내가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승리하는 아침을 위한 일종의 패턴을 드디어 찾아냈다! (얏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