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he W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cy Jan 16. 2018

지금은 그냥 이 감격스러움을 만끽하고 싶다

개발 다시 재미있다

루시인치앙마이 

멋진 디자이너 현규님이 마지막 선물로 그려준 그림

지금 치앙마이에 온 지 2주 정도 됐다.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치앙마이로 넘어와서, 다양한 도전들을 하고 있다. 6개월 동안 일하면서 여행하는 백수 언니 프로젝트와 전 세계 한 달 살기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네이버 카페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를 키우고 있고 iOS 앱인 끄적끄적 (전 Spark Quote)을 개발하고 있고... 음 요점만 말하자면 노마드씨 내부적으로 안정적 수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다.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어라...) 그러다 보니 치앙마이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치앙마이가 특별해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개발 이야기

그때 이야기 나눴던 순간

iOS 개발자 찬주님과 애나와 노피님과 1박 2일로 빠이 여행을 다녀왔는데 잠시 쉬는 타이밍에 대화를 나누다가, 개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사실 아직 작년에 개발을 하다가 무너졌었던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예전의 나라면 신나게 개발 이야기를 했을 텐데, 한번 고비를 못 넘고 나서는 개발 관련된 이야기만 나와도 소극적으로 변하고 움츠려 드는 게 있었다. 나도 몰랐었는데, 아직도 그때 스스로 개발을 포기했었던 기억이 참 힘겨웠었나 보다. 애나가 또 칼같이 그 포인트를 끄집어내서 나에게 말해주었고, 솔직해야 한다는 애나의 말에 그 순간 힘겹지만 개발에 대한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하나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때 개발 고비를 넘지 못해서 포기를 했고 아직도 개발 이야기가 힘겹다고 말했더니

찬주님 : "그때 왜 못 넘었는지 분석해보면 어때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때의 상황을 다시 바라본다는 생각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건들기만 해도 아프니까 보지도 않고 있었는데 되게 명쾌한 답을 해주니 헉... 뭐야? 그냥 제대로 바라보면 되는 거였잖아? 하면서 새로운 시각이 들어왔다. 



쉬운 것만 하면 성장은 어떻게 해

치앙마이에 와서 끄적끄적 업데이트를 본격적으로 하기로 했었는데 마음속에서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최대한 미루고 싶다... 빠이에서 돌아가면 이제 진짜 개발을 해야 하는데 두렵고 무서워... 그냥 쉬운 것만 치고 싶다... 이러고 있었다. 그냥 이 마음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더니

찬주님 : "쉬운 것만 하면 성장은 어떻게 해요?"

띵... 맞는 말이다. 당연한 이 말이 그때의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깨달은 순간 "아! 이제 개발할 수 있겠다"라는 힘이 생겼다.



모르면 물어봐야지

다른 분야에서는 자존심이 없는데 개발 분야에만 들어서면 쓸데없는 자존심이 생겨서 물어보는 것을 두려워했다. 이것도 모르면서 개발을 어떻게 하는 거야?라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까 봐 두려웠다. 그러다 작년에 내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기능이 찾아왔고, 결국 혼자 끙끙 앓다가 포기를 했다.

찬주님 : "모르면 물어봐요!"

뭐야 또 당연한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가슴에 쿡쿡 박히는지... 모르면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됐었는데 그게 뭐 어렵다고 안 물어봤는지. 이번 끄적끄적 개발을 하면서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테스크가 나왔는데, 찬주님의 이야기를 듣고 한번 그냥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려봤다. 

대답해주신 동혁님 감사해요 (감동...)

감사하게도 동혁 님이 댓글을 달아주셨고, 혼자 했다면 이틀을 고민했을 문제를 바로 해결해주셨다. 뭐야 이렇게 물어보면 되는 거였잖아. 모르는 일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재미도 있었다. (슬슬 재미가 올라오는걸?)



아무렇지 않게 개발 이야기를 나누다

양용성대표님과 애나와 저녁 먹으러 가는길

개발을 아주 오랫동안 하고 있는 양용성 대표님과 애나와 저녁을 먹으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는데, 생각해보니 아무렇지 않게 이전처럼 개발 이야기를 나눴다. 개발에 관한 이야기는 방어적으로 듣고 힘겹게 듣던 최근의 나의 모습이 아닌 재작년의 개발을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알고 있었던 대표님이라 이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개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거기서부터 에너지가 올라왔었고 이야기를 하다가 끄적끄적 개발 방향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던져주셨는데,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서 빨리 실현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생겼다. 일단 개발 난이도가 높으면 방어적으로 나오던 나였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올라왔나 보다. 그냥 빨리 어떻게 개발하지? 뭐 좋은 방법이 없나? 찬주님에게 바로 물어봐야지! 이 순서대로 자연스럽게 흘러왔다. 



신나요, 애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애나에게 "개발을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요!"라고 신이 나서 말을 했다. 애나가 "루시가 이전에는 보지 않아서 없었던 게 아닐까?"라고 했지만 (팩트 폭행) 멋진 사람들을 만나서 그 속에서 성장했고, 그 에너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과연 치앙마이에 오지 않았다면, 기존에 있던 장소에서 계속 있었다면 이 개발에 대한 두려움을 넘을 수 있었을까? 이 멋진 사람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을까? 



개발 재미있다

이걸 되찾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1년이 걸렸다. 사실 오늘과 같은 순간이 오지 않을 줄 알았다. 또 다시 고비가 찾아오겠지만, 오늘은 이 감격스러움을 그냥 만끽하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중에 앱스토어심사가 무사히 통과됐다고 이메일이 날라왔다. (YEAH!!!) 

끄적끄적 (Jot Down) : https://goo.gl/CbDScF (아니 근데 왜 이름이 안바뀌는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아오 또 게으른 내가 나왔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