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씨 캠프] 여행하고, 기록하고, 연결해라
애나는 기록 왜 해요? 힘들잖아요.
함께 일하고 있는 애나는 기록 덕후이다. 뭐 이렇게까지 기록을 하나 싶을 정도로 매일매일 기록한다. 카페에서 콘텐츠를 집필하다가 갑자기 애나에게 맥락도 없이 “기록 왜 해요?”라고 물어봤더니 잠시 생각 후 깊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나의 자취를 남기고 싶어서? 어제의 나도 오늘 보면 많이 다르다. 기록하는 걸 몇 년간 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기록이 힘이 있는 게 뭐냐면 이 콘텐츠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 흔히들 내 인생에 자서전 하나는 꼭 쓰고 싶다고 말하잖아. 이걸 갑자기 쓸 수 없다. 현재 기록한 노트의 개수가 7천 개가 넘는데, 나중에 불안하지 않은 게 이걸 가지고 뭔들 못할까. 책 한 권은 나온다. 흔히들 말의 힘이 있다고 하는데 기록의 힘도 똑같다. 머리 속에서 있는 게 실체화되면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 아씨 겁나 짜증 나고 화나는 상황들을 기록하고 다음날 보면 웃기다.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났던 거지. 기록을 다시 보면서 왜 그 상황을 싫어했고 좋아했고를 볼 수 있기도 하고 내 말속에 인사이트들이 있는데 그걸 글로써 볼 수 있다.
이전에는 다이어리로 기록했다. 책을 꼭 종이로 읽는다고 하지 않냐, 아날로그 힘을 알고 있지만 이 다이어리를 십 년 치를 모을 수 있냐? 없다. 유실된다. 전에 이사를 하다가 다이어리가 사라졌던 적이 있다. 그게 내 추억이고 기억의 단편이었는데 사라져 버리는 거야. 그 다이어리를 잃어버린 후 꾸미는 걸 매우 좋아하지만 내 기억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욕심이 더 큰 것 같다. 그래서 아날로그로 쓰고 싶은 것을 참고 에버노트로 쓴다.
인생 자체를 남겨놓다 보면 그게 나중에 무언가가 될 수 있다.
기록이라는 게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시발점.
우리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하지만, 기록 없이 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록하는 일만 오직 이유불문, 밥을 먹는 것처럼 하는 일이다.
글쓰기와 기록은 다르다. 글을 쓰는 건 목적이 있지만 기록은 목적 없이도 실행할 수 있다. 머릿속에 있는 문자를 그냥 써도 기록이야. 이 기록조차 잘하려고 하는 생각들, 잘 하려고 하는 게 밑바탕이 되다 보니 힘든 거다.
누군가 나에게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뭐였어요?라고 한다면 기록이라고 바로 답할 수 있다. 기록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그럼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 “에게 기록은 그냥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지속성을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기까지 가기가 힘들다. 계속 기록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보통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 끝난다.
작년부터 애나는 6개월 동안 세계여행을 하고 6개월 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는 반반 생활살이를 하고 있다. 작년의 애나의 기록들은 브런치에 집필이 됐으나, 이번 생활살이 기록은 에버노트로 바로 손쉽게 연결하여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포스타치오로 집필하고 있다. 애나의 글들을 읽으면서 참 좋았던 포인트가 있는데
1) 독립적이고 시각적으로 깔끔한 페이지에서 글을 읽을 수 있다.
IT 쪽에서 일하는지라 멋진 디자인의 독립적인 사이트들 속에서 살다가 네이버 블로그 다음 티스토리를 보면 시각적인 스트레스가 좀 있다. 같은 글일지라도 네이버나 다른 플랫폼에 있으면 뭔가…100프로 와 닿지 않는다. 극단적인 비유를 해보자면 시장에서 박스에 놓여있는 과자들과 브랜드점에서 투명 봉지로 개별 포장되어있는 과자 같은 완전 다른 느낌이랄까? 그래서 단독 홈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애나의 이야기들을 조용하고 깊게 들을 수 있었다.
2) 읽는데 방해 요소가 거의 없다
서식이 별거 없어서 좋다. 에버노트의 서식은 별거 없는데 그 별거 없는 것 중에서도 최소한만 써서 좋았다. 예를 들면 볼드체, 항목들, 글자크기 정도? 그래서 흰색 바탕의 검은색 글씨에 최대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3) 날 것만 줄 수 있는 그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록에서 글쓰기 단계로 넘어가면 재편집이 무조건 들어간다. 하다못해 소제목이 생기거나 필요 없는 글들을 쳐내고 어떤 부분에 집중한다거나 하는 편집 과정이 생기는데 이 편집 과정이 마냥 좋기만 한건 아니다. 그냥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 오히려 좋을 때가 있는데, 애나의 글들이 딱 그런 글들이었다. 오히려 꾸밈없어서 더 솔직하고 깊게 다가왔던 것 같다. 추가로, 항상 애나의 노트를 엿보고 싶었는데 절호의 기회였다. 호홓
이 좋았던 포인트들을 애나에게 침 튀기며 이야기하며 나중에 포스타치오 강의를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애나는 이걸 강의로? (정말?) 했지만 이내 나의 말에 동의를 하고 해봐도 괜찮겠다고 하고 넘어갔었다. (또 실행까지 못 가는 건가 했었는데)
현재 팀 내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 점점 극단치로 다가오고 있다. 통장의 잔고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 나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리고 애나의 치앙마이 비자가 곧 끝나 다른 도시로 넘어가야 하는데 진짜 딱 다음 도시로 넘어갈 수 있는 돈만 있다. (이마저도 과거형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팀 내 가지고 있는 소스를 가지고 가장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엄청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물론, 외주라는 아주 쉬운 길이 있지만 그리고 현재 외주를 또 찾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계속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그리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애나에게 제안했던 포스 타치오 강의가 생각났고 지금 타이밍이면 한번 시도를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판단에 드디어 실행까지 가게 됐다.
기록덕후 애나.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재미있게 벌고 싶다.
그래서 이 세 가지의 맥락이 모여
노마드씨 캠프가 탄생했다.
이번 캠프 주제는 여행하고, 기록하고, 연결해라 입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해라 패러디 ver) 한국에서 여는 캠프가 아닌 치앙마이에서 여는 캠프이기 때문에 다들 여행을 하고 있겠죠? 그 여행이 어떤 사람에게는 휴가일 수도 있겠고 혹은 나를 찾으러 떠나는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각자의 여행 속에서 그 여행에 대해 기록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여행을 기록하는 경험을 해봤던 사람들에겐 누군가와 기록하는 경험을 나누는 시간, 기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처음 겪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시간 안에 썼던 서로의 기록을 나누고 들어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 기록을 가지고 나만의 홈페이지도 만들어보구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까의 기록을 가지고 어떠한 모습의 블로그를 만들었는지 공유하고 구경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기록을 하고 블로그 만드는 것을 넘어서 이 시간을 통해 기존에 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 필요한가요?
- 여행하는 동안 기록을 하고 싶다.
-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가 아닌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다.
- 나의 기록을 홈페이지로 만들고 싶다.
캠프 정보
- 준비물 : 노트북, 에버노트 가입, 포스타치오 가입
- 난이도 : ★☆☆
커리큘럼
- 에버노트(Evernote)는 무엇인가요?
에버노트의 장단점
그런데 왜 에버노트인가?
꼭 에버노트이지 않아도 됨
나에게 기록은 왜 중요할까? (과거의 나, 과거의 프로젝트, 현재의 나, 현재의 프로젝트, 미래의 프로젝트)
- 실습 : 에버노트에 기록해보기
어딘가에 있을 내 메모를 찾아서 붙여 넣기
어제와 오늘 기록해보기
- 포스타치오는 무엇인가요?
- 실습 : 포스타치오로 나만의 블로그 만들기
- 각자 만든 블로그 소개하기
- Q&A 시간
시간 : 2018년 2월 17일(토) 16:00~18:00
최대 신청인원 : 10~1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