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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포르투갈 순례길 2일차

Ponte de lima - Rubiaes (18.4km)

by 노마드클로이



까미노 포르투기스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길) 2일차입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기록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부부싸움을 하게되는 날 다시읽어보며 초심을 다지겠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기록을 해보려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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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다섯시 기상.


구글에 날씨를 검색해보니 내일까지 비가온대요ㅠㅠ 구글에 '지역명+weather' 검색을 하면 날씨가 나와요


오후에 비가온다니 일찍 출발해야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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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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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맛있게 쪄 보았습니다


^ㅡ^ 한국의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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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용할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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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HO는 손수 신발끈을 매주었습니다. 어제 신발끈을 헐겁게 매는 바람에 제 발목이 절단났거든요.



다이소표 발목보호대도 양쪽에 장착

*다이소 발목보호대 / 무릎보호대 3000원 강추

*일단 사와서 쓸모가 없으면 필요한 순례자에게 선물하는 것도 좋아요





루비아스(Rubiaes) 가는길



오늘은 어제와 달리 약 18km의 아주 짧은 거리입니다. 다만 산을 넘는 코스라 고난이도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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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날은 맑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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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표식이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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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나홀로 걸었던 산티아고 프랑스길과는 달리 포르투갈길은 바닥이 온통 돌덩이입니다.


프랑스길은 나이키 런닝화 두짝으로 800km를 돌파했는데 포르투갈길은 반드시 등산화를 신어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등산화 구입 팁

1. 방수가 되는 것
2. 미리 신어서 길들이기
3. 무겁지 않은 것



저희는 유럽의 국민브랜드 데카트론에서 각각 오만원 정도에 등산화를 구매했습니다.


못생겨서 맘에 안들었지만 방수력이 최상이라 이 길위에서 효자노릇을 하고있어요 ^ㅡ^


*한국 데카트론은 송도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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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예쁜 꽃들이 가득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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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고 예쁜마을을 계속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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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가 흐르는 산길도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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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길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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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길에서도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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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따로 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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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쩐지 손을 잡고 걸을 때 보다 혼자 걸을 때 힘이 솟아나는 기분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의지할 데가 없을 때 혼자 힘으로 걸을 힘이 생기나봅니다






인생은 오르막길의 연속




어젯밤에 먹은 라면의 힘인지 무려 10km를 2시간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고


(어제는 30분에 1km를 걷기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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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에 도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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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주스와 맥주를 마셨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오렌지쥬스를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오렌지 두 개를 잘라 착즙을 해줍니다.


너무 너무 꿀맛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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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이 길을 걸으신다면... 기도하는 곳 바로 옆 바르(bar)에서 꼭 꼭 꼭 쉬어가세요


두 번 쉬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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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곧 이렇게 높디높은 오르막길을 계속해서 만나게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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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수 있거든요 ^^;;




다시 멘붕이 올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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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의 족장님처럼 두건을 두른 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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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로 만들어진 스틱을 제게 전해주고


저는 그 스틱에 의지해 끝까지 오르게 됩니다






첫날부터 폭우에 둘째날은 끝없는 오르막길.. 이 모든게 우리의 결혼생활과 비슷할까? 라는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그러면 어제탔던 택시는 무엇이냐하면


고난이 닥쳤을 때 돈으로 해결하는게 좋다

(예를들어 집안일로 힘들어지면 식기세척기나 로봇청소기를 사는게 좋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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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날은 매우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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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니 이렇게 눈부신 하늘을 만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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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우리는 많이 싸울 것 같았지만,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다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서로가 가진 것을 조금씩 양보하며 길을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빨리 그리고 많이 먹는 HO를 위해 저는 제 몫의 음식을 내어주고


느리게 걷고 사진을 자주 찍는 저를 위해 HO는 시간을 내어주며 걷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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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과 허벅지가 동시에 아픔을 격하게 호소할 때쯤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사실은 마을 초입에서 1km정도 더 걸어야만 오늘의 숙소인 무니시팔 알베르게(Municipal Albergue)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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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니시팔(Municipal)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 중 공립으로 운영되는 곳. 일반적으로 사설 알베르게보다 가격이 더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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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모습이 예쁜 호스피딸레로(Hospitalero)


호스피딸레로는 알베르게 봉사자를 부르는 말인데요 숙소는 5유로였고 무려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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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 내부. 이렇게 커다란 방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함께 숙박을 합니다.


프랑스길에서는 100명이 한 방에서 잔 적도 있었는데 ㅎㅎ 코고는 소리에 예민한 분들은 힘들어하기도 하죠



그런데 며칠 지나면 다 적응이 되고


나중엔 코고는 소리가 안들리면 잠이 안오기도 합니다^^;;;


20190418_143322.jpg 아름다운 포르투갈의 마을



따뜻한 물이 퐁퐁 나오는 샤워실에서 깨끗이 샤워를 하고


바로 옆 카페에 와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글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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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은 사람과 함께 걸었던 8월의 프랑스길과는 달리, 산티아고 순례길 포르투갈길은 조금은 한적하고 조금은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아직 한국인은 못 만났어요!


20190418_181709.jpg 재료비 총 6유로 *.*


오늘의 저녁메뉴는 초리조 파스타입니다. 파스타면은 알베르게에 남은 걸로 이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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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과 소금과 올리브유를 넣고 끓인뒤

소스와 나머지 재료를 다 넣고 끓이면 원 팟 파스타(One pot pasta) 완성!


영국애들이 준 치즈가루를 올려 와인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럼 내일을 위해 buen ca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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