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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포르투갈 순례길 7일차

Caldas de Reis - Padron (22km)

by 노마드클로이


순례길 7일차 Caldas de reis - Padron (22km)


숙소가 편안했던 덕분인지 다른 날보다 늦게 눈이 떠졌어요. 아홉시 쯔음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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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마트에서 오늘 먹을 과일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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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과일이 싸고 맛있다는!


특히 오른쪽 끝에 귤처럼 생긴 과일, 만다린이 정말 맛있어요! 귤보다 훨씬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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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내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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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뒀던 종량제 봉투를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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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입고 길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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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면 부끄럽지만

둘이면 뭐든 괜찮은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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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산 빨간사과를 반으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사과가 반질반질 윤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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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튼튼한 우비를 쓰고있었습니다


우리가 걷고있는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입니다.


저희는 우비의 무게를 줄이려 다이소표 우비를 구매했지만 누군가 순례길을 걷는다면 우비는 좋은 걸 구매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ㅎㅎㅎㅎ


갈리시아(Galicia)
스페인의 서북부 지역으로 연간 강수량 1500mm이상으로 비가 많이 내린다



조금 내리다 그치길 바랬던 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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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우린 계속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비가 정말 많이 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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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만난 길가의 주인없는 카페에서

어제 만난 그림그리는 할아버지를 또 만났습니다


할아버지의 우비도 우리처럼 종량제 봉투 ㅎㅎ 뭔가 동질감이 느껴졌던 할아버지의 초록색 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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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커피와 초코바를 사서


20190423_105234.jpg 스페인어로 라떼는 카페콘레체


할아버지와 나누어 먹었습니다


어깨를 툭툭치며 셀카를 찍자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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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찍은 셀카에서 우리의 모습는

10년차 중국인 부부의 모습같았기에


차마 사진을 올릴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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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엔 길을 걸었던 순례자들이 적어놓은

글귀가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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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엔 한국어로 된 거짓말도 있었습니다


이 글귀를 읽고도 우리는 세시간을 더 걸어야만 했거든요 ^--------^



열심히 걸어도 비가 그치지 않아

우리는 길가의 바에 머물러 비가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20190423_113341.jpg 케찹은 달라고 해야만 줍니다


체온이 다 떨어져 파랗게 질린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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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와 크로켓을 먹으니 금방 정상회복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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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에는

다양한 재료를 넣은 크로켓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맛도 아주 좋아요!


그런데 세 개 이상 먹으면 갱장히 느끼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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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의 TV에서는 비가온다는 방송이 계속되었고 ㅠㅠ


전국적인 폭우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일부 지방에는 홍수로 피해를 본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어요.





길을 계속 걸어야 되는 우린 걱정을 하는 대신 이해가 1도 안되는 스페인의 뉴스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뉴스는 꽤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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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와서 신발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방수력은 최고였던 등산화.

왠만한 비에 끄떡없고 빠르게 건조가 되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사실 등산화는 미리사서 여러번 신어본 뒤에 순례길을 나서는게 좋지만


시간이 없었던 우린 여행을 떠나며 처음으로 새 등산화를 신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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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가볍고 방수력 좋은 이 신발 덕분에

발에 물집하나 없이 잘 걸을 수 있었어요


(다만 걸은지 3일만에 제 등산화는 윗부분이 터졌다는 ㅎㅎㅎㅎㅎ)






비가그친 뒤 마을의 모습




언제 비가 왔냐 싶게 점점 하늘이 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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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예쁜 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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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걷는 순례길의 장점 중 하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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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마당에 핀 꽃들을 감상하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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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는 난생 처음 본 꽃들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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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밖에서 뛰어놀던 염소들을 구경하며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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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오늘의 마을을 만났습니다

Padron이라는 이 마을에서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쉬어갑니다.






천천히 그리고 오래 걷는 재미를 알아버린 우리는

조금 더 걷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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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에서는 축제가 열리는지

천막으로 된 식당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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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홀리듯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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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에야와 고기를 시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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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에야를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다는 HO에게

맛있는 빠에야를 먹게해주고 싶었지만


이 빠에야는 마치

마을 잔치에서 대량으로 생산한 파전같은 맛이 났어요


그래도 HO는 바베큐가 너무 맛있다며 순식간에 음식을 다 먹어치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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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나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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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전히 그친 비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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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멋진 스페인의 하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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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루만 더 걸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합니다


길을 걸으며 HO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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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혼여행이 어때?"


그는 아주 좋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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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것만은 하지말라며 그를 말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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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오늘의 숙소를 발견했습니다


숙소는 서부영화의 한 장면처럼 고속도로 바로 옆에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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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바로 앞엔 기사식당같은 레스토랑이 하나 있었고

우리는 그 곳에서 마을의 아저씨들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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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들의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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