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클로이 Jul 03. 2020

블로그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5

차별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오랫동안 방치해뒀던 블로그를 꺼냈다. 


당장에라도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야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변할 것 같았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오늘 낮에 사람들이 내게 질문했던 것들을 떠올렸다. ‘블로그 운영 잘하는 방법(4년간의 경험담)’ . 결심을 한 뒤 처음으로 써내려간 블로그 글쓰기 였다.


(정신차리고 쓴 블로그 글: https://blog.naver.com/zyzyzlzlzi/221360349726)


신기한 일이었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을 글로 적었을 뿐이었는데 사람들이 내게 고맙다 말했다. 


글이 술술 읽힌다며 다음 글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계속 글로 썼다.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아주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내게 질문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또 다시 글로 쓰기 시작했다.     



사실 온라인엔 이미 ‘블로그 운영법’에 대해 글을 썼던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고민했다. 사람들이 내 글을 왜 읽어야 하지? 차별화가 필요했다. 같은 주제로 글을 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나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내 블로그에는 지난 4년간의 내 마케터 경험을 담아보자. 그리고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게 쉽고 자세하게 써보자’

      

블로그  글쓰기를 하기 전에 기존에 같은 주제로 쓴 사람들의 글을 한 번씩 읽어봤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그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글을 썼다. 일부러 나의 경험을 넣어서 글을 쓰거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많이 사용했다. 


설명을 도울 수 있도록 이미지는 크게 캡쳐해서 넣었다. 제목 하나를 정할 때, 단어 하나를 쓸 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사람들이 이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이 내용을 궁금해 할까?  

    

지난 4년간 회사에서 배웠던 마케팅 덕분인지 아니면 온라인상의 독자를 떠올리며 정성껏 썼던 덕분인지 내가 쓴 글은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사람들의 인정과 호응에 목이 말랐던 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닌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사실 그 때의 나는 몸도 마음도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였다. 회사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마음이 맞지 않는 일이 생겼고 ‘나는 그동안 무엇을 위해 일해 왔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생겨났다. 마음이 떠나니 일이 손에 안 잡혔다. 처음엔 배신감이었고 나중에는 스스로에 대한 안타까움 이었다. 


무엇을 위해 나는 그렇게 열심히도 앞만 보고 달려갔는가.      


그렇게 상처투성이던 나는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치유가 되어갔다. 회사에서 말하면 잔소리였을 내 이야기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으니 아주 좋은 정보가 되었다. 


나는 신이 났다. 타인을 통해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느낌.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골방 같은 내 자취방에서 나는 그렇게 매일 밤 사람들을 위해, 나를 위해 글을 썼다.   

   

그렇게 열심히 글을 쓰며 지내던 어느 가을 누군가 내게 자기소개 글을 써보라 말했다. 온라인에 나를 소개하는 글을 쓰던 그날 밤 나는 많이 울었다. 함께했던 사람들이 떠올랐고 외면하려 했었던 지난날의 내가 떠올랐다.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스무 살의 나. 


싸이월드부터 노트북에 저장된 아주 오래된 사진까지 한 장 한 장 모두 살펴보느라 짧은 글 하나를 쓰는데 7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완성된 글은 읽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한 글자씩 눌러쓴 내 글 안에 담긴 진심을 사람들이 알아봐줬다. 잃어버렸던 스무 살의 나를 다시 찾은 느낌이었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2018년 10월. 내가 블로그에 쓴 첫 소개글 (클릭)

작가의 이전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