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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는언니 Aug 18. 2016

26. 해피아워

지금은 행복할 시간


카페에서의 시간으로 에너지가 가득 채워진 다음날 아침. 민박집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들러 과일 한 봉지를 사 들고 바닷가를 향해 페달을 밟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계획도 세워보고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건만 자꾸만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이 해피 아워! 하며 내 옆에 와 앉는다. 여기서의 해피 아워는 '지금은 물건을 살 시간'을 뜻했다.


"어디서 왔어? 이거 안 필요해? 근육통이나 두통에 바르면 좋아."


저 지금 안 아픈데요


"비상용이지! 향이라도 한번 맡아봐. 두통이 싹 사라진다니까."


(킁킁) 제가 좋아하는 향이 아닌걸요?


"그럼 친구한테 선물해.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싸게 해줄게."


얼만데요?


"한 개에 2 달라지만 특별히 1달러에 줄게. 지금은 해피아워니까."


저기 이 과일 좀 드셔 보세요. (하나 까서 입에 넣어드린다) 어때요 맛있죠? 지금은 해피아워니까.


"이 과일 어디서 샀어?"


호이안 시장에서 한 봉지에 1달러 주고 샀어요


"이런! 내가 더 싼 데를 알려줄게. 여기서 가까운 곳에 작은 시장이 있는데 말이야....."





바다에서 돌아오는 길, 아주머니가 알려준 시장에 들러 과일 대신 꽃 한 다발을 샀다. 한 다발에 만동! 500원의 행복! 자전거 앞 바구니에 꽃을 담고 숙소를 향해 다시 힘껏 페달을 밟는다. 꽃 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 자동차 붕붕처럼 힘이 솟는다.






“히엔. 이 꽃 선물이야. 지금은 해피아워니까!”


숙소의 그녀가 꽃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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