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뜨겁기보다는 습한 공기가 가득한 찜찜한 아침과 오후 시간.
점점 붉어지는 오후와 저녁 사이 그 어딘가.
비가 오려는 지 몰려오는 먹구름이거나 합성처럼 멋진 구름이거나.
약간의 산책 후 느낄 수 있는 흐르는 땀방울.
쾌적하고 상쾌한 것과는 다르지만,
그럼에도 살아있음을.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한 여름보다도 여름의 냄새가 가득한 시기는 바로 여름의 끝자락이다.
이제 끝나가는 여름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은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괜스레 지나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보곤 한다. 이미 지나가서 돌이킬 수 없지만.
'그러지 말 걸', '왜 그랬을까', '좋았는데'.
변덕을 자주 부리는 날씨처럼 나도 변덕스럽다고 부리는 걸 느낀다.
시간이 지나기 전에 여름의 색이 가득 담긴 사진 몇 컷이라도 남겨야겠다.
꿉꿉하지만 기억의 잔향이 진한 여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