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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해리 Mar 25. 2023

1. 미생 완생 인생, 좌충우돌 사업 일지 시작합니다.

- 아무것도 없는 내가 사장으로 살아가는 기록, 제로로부터 도전

안녕하세요, 노마드해리 노마드핼입니다. 오늘부터 <미생 완생 인생, 좌충우돌 사업 일지> 매거진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사실 지난 며칠 전 어느 날이 회사를 나오겠다고 퇴사 의사를 밝힌지 만으로 1년이 넘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퇴사 후 밥만 잘 먹더라> 매거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제가 '퇴사'라는 단어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잘 나간다, 이런 뜻이 아니고요. #퇴사 단어를 쓰기에는 직장인 티를 벗었다고 하겠습니다. 퇴사를 하면 직장인 티가 나지 않을 줄 알았더니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나도 모르게 습관처럼 붙어있던 군살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요.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오늘부터 직장인은 안녕!' 한다고 그 모습이 사라지는 게 아니었어요. 오로지 회사원 아닌 인생으로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경험을 통해서 벗겨낼 수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요.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기 글로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씀드려도 현실에서는 다시 한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말씀을 드릴게요. 


나도 멋진 사업을 해볼거야! 내 이름 걸고 일할거야! 드라마처럼 아름답지만 않았고요. 대학교, 군대, 직장 생활. 살면서 겪어본 경험들이 어째 사람들과 어울림을 요구하더라고요. 근데 진짜 정글 같은 사회로 나와서 아무것도 없는 제가 무언가를 하기에는, 냉혹한 현실에서 요구하는 외로움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역설적이게도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1인 회사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많은 책임감을 요구하는지 저는 회사를 나와서 알았네요. 저는 그렇습니다. 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많은 대표님들도 이미 겪으셨을 수 있지만 저는 사업의 '사', 장사의 '장', '사장'과 거리가 먼 집안에서 컸거든요. 그렇다고 공부 성적이 우수하지도 않아서, (요즘은 그래도 의도적으로 이것저것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책임져야 하니까, 알아야 하는 것들이 어쩔 수 없이 많아서요.) 학벌이 좋지도 않았어요. 그나마 살면서 좋은 분들을 만나서, 원래라면 꿈도 꾸지 못할 경험들을 맛이라도 볼 수 있었네요. 돌아보면 힘들지만 좋았고, 과분하지만 겸허하였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피와 살이 되었습니다. 정말 영화의 시퀀스처럼 남았어요. 그때그때, 장면들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시간이 되면 기회가 되면 풀어볼게요. 


<미생완생 인생, 좌충우돌 사업 일지> 매거진은 성장 기록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요, 오늘 공유오피스에서 일하면서 저 자신을 보니까 저의 근황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사업' 밖에 떠오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월 1000만원을 벌고, 하루 1시간만 하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라는 경험담은 기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하루하루 미생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라 정말 어떤 방법이 있었다면 진작에 알려 드렸을 것입니다. 


언젠가 자주 들렸던 카페 숍이 일말의 소식도 없이 사라졌던 적이 있었어요. 40대 부부 두 분이서 운영하시던 작은 동네 카페였는데 커피도 맛있거니와, 대표님들도 정말 친절하셨어요. 딱 제 타입이었어요. 2000원 짜리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겠다고, 거의 매일 들렸는데 어느날 가니까 자리를 빼셨더라고요. A4용지로 큼직하게 '임대'라고 적혀 있었고요.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웃고 떠들고 그랬는데, 그 대표님들과 저는 작별인사도 하지 못 하였어요. 


제가 이 얘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10년, 15년, 30년 뒤를 기약면 좋겠지만, <미생완생 인생, 좌충우돌 사업 일지> 매거진이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헬륨 가스만 좀 채워서 띄운 풍선이 될지, 아니면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이 될 수 있을지 결정하는 건 아직 어렵습니다. 하지만 매일 매일의 기록이 사실 저에게는 그게 사업의 일지이거든요? 어떤 구체적인 양식이 있는 게 아니라 제가 살아가는 오늘이, 사업 운영일 1일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뭐, 엄청나게 거창하거나 그런 거 없죠?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게 이름 3자 그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생완생 인생, 좌충우돌 사업 일지> 매거진은 그래서, 사업자 있는 사람으로 하루하루 살아내며 얻은 생각들이 메인이 될 것 같아요. '퇴사'라는 글자는 <퇴사 후 밥만 잘 먹더라> 매거진에서 끝내는 걸로 하고요, 여기서는 만 1년을 넘기고, 회사 밖에서 사계절을 모두 경험한 미생 사업자의 고백록이라고 봐주세요. 


오늘 적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사라졌네요. 이래서 사람은 기록해야 하나봐요. 이 생각은 조금 더 정리되면 올릴게요. 막차 끊기기 전에 얼른 가야 겠어요.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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