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타이슨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갖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선택의 순간. 마치 007 영화에 나오는 악당과 한판 붙기 전과 같은 긴장감을 가지게 됩니다. 미래의 나에 대한 기대와 현재의 나에 대한 현상유지 중에서 열심히 저울질합니다. 조금이나마 무엇이 옳은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인생은 선택의 순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는 시간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방향을 향해 대부분 사람이 열심히 달려 나가는 동안, 조금은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선배와 교수, 지인, 부모 등 나에게 가장 공신력 있는 인물에게서 얻은 조언을 따르기도 합니다. 반면, 10대보다는 더 많이, 그리고 요즘 같은 시국 (여기서 말하는 시국이란 단군 이래 홀로서기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를 의미함)에는 기성세대와 대조되는 선택지를 고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수적이지만 자녀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내편인 부모님인가요?
아니면 적어도 10년 이상된 친구의 조언인가요?
저 또한, 누구보다도 의존 성향이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누군가가 나를 대신 결정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습관이었습니다. 10대 시절에는 분식집에 가서, '그냥 떡볶이를 먹을지' 아니면 '라면 추가해서 라볶이를 먹을지'를 두고 10분 이상 고민했던 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지인이 음식점에서 메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면, 저는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도 결정을 미루는 자신에게 현기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결정하는 경험을 늘려갔고 이제는 적어도 '떡볶이 vs 라볶이'로 스트레스받으며 고민하지 않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참, 계획대로 그 '결정'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속 시원하게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전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 (Mike Tyson)'이 말했던가요?
아마도 타이슨은 최근의 저를 위해 이런 명언을 남겼나 봅니다. 나름 프로결정러로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지금은 말하기 어렵지만 조만간 발표하게 될 일이 있습니다. 수개월간 스스로 답을 내놓고자 고민하였고,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하기 위해 저만의 기준을 수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그 기준들에 부합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란 변명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길목.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사뭇 10년 전과 다른 모습이 보이는 나이.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 '결혼은 언제 해?'라는 답례 같은 인사를 받게 되는 시기.
이미 나만의 답을 가지고 있음에도 왜 이렇게 망설이게 될까. 내가 결정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나이에 따라 가장 어려운 문제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지난 몇 주간 스스로에게 왜(WHY)로 질문을 던질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마침 우연히 생긴 시간을 생겼고, '노마드핼'이란 이름을 가진 인물을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해봤을 법한 선택을 가장 어려운 문제로 둔갑시킨 요인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습니다. 처음 이 고민을 시작하던 무렵에는 생각지도 못한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민을 거듭하면 할수록 얼굴을 내비치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보지 않으려고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 요인은 알아서 왼쪽으로 다가와 '나 여기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요인은 바로 부.모.님 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저의 생각을 말했을 때 나올 법한 반응이 두려웠습니다. 장남이라고 키워둔 아들이 '30대 인생의 문제라 동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부담스러울까요? 그리고 당신의 기대와 다른 생각이라면 얼마나 아쉬움을 갖게 될까요?
아들인 나를 사랑하기에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적어도 아들이 잘되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테니 말이죠. 저의 고민과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마침내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님은 예상대로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사랑하기에 걱정하셨고, 사랑하기에 염려하셨고, 사랑하기에 보다 쉬운 길을 가길 원하셨으며, 사랑하기에 잘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누구보다도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인생의 핵심가치에 어긋나는 방향이라 생각하였기에 차분하게 설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100% 설득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마음속에서만 삭히고 고민하였을 것입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돌아보면, 그 대화가 있었기에 부모님께도 마음의 준비를 하실 수 있는 여유를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 (Mike Tyson)의 말은 옳았습니다.
처음 이 말을 접했던 당시에는 공포감에 휩싸여 시작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네, 계획은 항상 실제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더 과감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신중하게 고민하였던 결정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습니다. 당장 내일은 아니겠지만, 그리고 다음 글에서 말하게 될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조만간 짧게라도 저의 결정을 알리게 될 것 같습니다.
5년 뒤의 나, 10년 뒤의 나 자신을 예견하는 건 신의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확실성 덩어리로 가득 찬 세상에 뛰어들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0대의 가장 어려운 문제로 마이크 타이슨과 대면하니 알겠습니다. 나는 의외로 강한 사람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한번도 'NO'라고 말한 적 없던 나, 이제 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가며 조금 더 욕심내고자 합니다.
어젯밤 산책하면서 혼자 말했던 내용인데요, 저처럼 인생의 문제로 고민하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공유합니다.
수개월 간의 고민에 대한 나만의 결단. 그에 따른 행동으로 마무리하고 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부모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