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연남동 오프모임 공지
노마드인서울은 제가 3년 째 운영 중인,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에요. 저의 브런치 글 하나에서 시작되었죠. 외로워서, 이해받고자 썼던 글에 수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고, 지켜봐주시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글을 쓸 당시 저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느낌이었어요. 그 누구도, 제가 가려는 길을 인정해주지 않았거든요. 방 구석 은둔형 외톨이였던 제게 손 내밀어 주었던 건 온라인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이었어요.
진귀한 경험이었어요. 세상이 저를 버린 것만 같았던 그 때 낯선 사람들에게 저의 가족도, 친구들 그 누구도 해주지 않았던 진심어린 공감과 응원을 받아보는 경험은 정말 제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던 것 같아요.
제가 사람들로부터 받는 힘과 위로는 "진짜" 였어요. 그게 온라인이든 아니든.
온라인으로 따뜻했던 사람들은 실제로도 만나보니 참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이름도, 직업도 모르지만 그래서 더 편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는 상황들 때문에 편하게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있었거든요. 무슨 말만 하면 다들 저를 뜯어말리기 바빴으니까요.
제가 지난 3년간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제게 가족이 생겼다는 거에요. 노마딩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관대하지 못하죠. 새로우니까요. 그러나 정작 세상에 나와보니, 이미 노마딩을 하며 살고 있는, 다양한 멋진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단톡방을 통해서, 그리고 단톡방 사람들의 친구의 친구들을 세계 각지에서 만나며 함께 각 나라에서 여행하며, 낯선 곳에서도 집에서와 같이 편안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솔직히, 혼자 여행하면서 외로웠거든요.
그렇게 여행하다 만나서, 지금 노마드인서울을 같이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제대로 소개한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가영은 사실 제가 아마 제대로 소개한 적은 없지만, 처음에 아무것도 없는 노마드인서울을 서비스화 시도할 때 수많은 글들과 서비스를 같이 제작하며 힘든 고비들을 함께해준, 너무 고마운 사람이에요. 사실 가영이 없었다면 지금의 서비스도 없었을 정도로, 많은 서비스들이 가영의 손을 거쳐갔답니다. 해외취업 캠프라던지, 젤리모바일 캠프라던지, 블로그의 글들까지도요.
가영은 브런치를 통해 만났어요. 제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이전, 제가 브런치 작가인 가영의 팬이었거든요. 이메일로 팬레터를 보냈었어요. 싱가포르에 가는데, 한 번 만나달라고요. 선뜻 만나줘서 인도음식을 먹었었는데. 가끔은 술도 먹고요. 그리고는 사실 지금 3-4년째 한 번도 못 만났어요. 지금은 미국 텍사스 주 사막(도시)에서 독수리와 사슴과 말과 소총과 함께 하는 남부 라이프를 즐기다 잠시 한국을 방문중이에요.
가영의 브런치 : https://brunch.co.kr/@singayoung
샤이가이는 가영의 하우스메이트였어요. 가영이 일할 때마다 뒤에서 지나다니다 "뭐하는 건데?", 재미있어보인다며 간혹 참견하는 얼굴 없는 존재였죠. 어쩌다보니 지금은 샤이가이가 운영을 다하고 있다시피 하지만 말이에요. 저희는 얼굴도 모른채로 1년 정도 원격으로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 처음 봤을 때 처음 보는데도 얼마나 편안하던지. 지금은 가족이라고 부르며 많은 걸 함께하고 있어요.
샤이가이는 사실 본업은 15년차 뱅커, 은행원이랍니다. 한국, 미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거쳐 지금은 싱가포르에 살고 있어요. 이전 글에서도 잠시 소개한 적이 있는데, 본업에서는 와이셔츠에 정장을 입지만, 직장 밖에서 샤이가이가 될 때는 히말라야 사는 승려 복장을 하기도 하죠. 사실은 본업보다 직장 밖 부캐에 더 진심인 사람이에요. 샤이가이는 사실 요가에 깊은 조예가 있고, 사람들을 모아 함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쓸모없는" 파티를 벌려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인도하며, 인간적 성장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해요. 항상 책을 들고 다니는 다독왕이기도 합니다. 우리 커뮤니티의 정신적 지향점들은 샤이가이가 많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현재는 운영을 도맡아 해주고 있습니다.
Shyguy 인스타그램 채널: https://instagram.com/thenomadshyhanguy?igshid=YmMyMTA2M2Y=
제주도가 좁았던, Hyebin
제주도에서 온 혜빈은 처음 노마드인서울 브런치에서 만났어요. 저희집 작은 공간에 브런치를 먹으러 온 8명의 사람들 중 한명이었죠. 사실 그때는 뭐하는 사람인지도 잘 몰랐어요. 그러다 제가 마침 다니는 회사에서 대량 임시직 구인을 했는데, 그 때 혜빈을 제가 회사에 추천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회사에 합격했고, 현재는 정규직 전환 후 원래 하던 UIUX 디자이너로서 금융권 IT 회사에서 원격으로 2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답니다.
혜빈은 제주도 사람인데 해산물도 안 먹고 수영도 못해서 놀랐던 적이 있어요. 원격 근무를 하자마자 여행을 시작했는데, 얼마나 미친듯이 여행을 다니는지, 작년에는 무려 16개국을 다녀왔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발리가 좋은지, 여행을 나갔다가, 계속 다시 발리로 돌아와주고 있답니다. 언제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요정같은 사람이에요. 현재는 노마드인서울 디자인을 도맡아 해주고 있답니다.
개인브런치 채널 (방금 개설함, 구독, 좋아요!): https://brunch.co.kr/@a5d63b6d11df486
준규는 음.. 제가 한창 술을 많이 마시던 20대 초반 무렵 스타트업 모임에서 만났어요. 사실 어떻게 얘기를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5차 정도 되었을 때 정신차려보니 같이 치킨에 소주를 하고 있었어요. 몇 안되는 생존자 중 한 명이었어요. 당시 저는 첫 스타트업을, 준규는 인디게임을 만들어 게임회사를 운영 중이었어요. 저는 학교를 갔다가 자퇴를 했는데, 준규는 학교따위 애초에 가지도 않았어요. 첫 게임을 100만 다운로드 대히트 시킨 천재였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갓준규라고 부릅니다.
작년 말 즈음인가, 제가 이 친구를 발리로 납치했습니다. 생각보다 쉬웠어요. 아침에 샤이가이랑 밥을 먹다가, 어, 재미있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지금 좀 심심해할 것 같다며 전화를 걸었죠. "발리에서 뭐 프로젝트할라고 하는데 안 올래?" 라고 앞뒤 다 자르고 한 첫 마디에 준규가 5초 정도 고민하더니 대답해줬어요. "좋아요." 그렇게 지금 발리로 이사와 함께 살고 있답니다. 현재 노마드인서울의 모든 개발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술을 아주 좋아하고, 노래와 기타를 잘 치고, 밖에 잘 나가지 않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저를 제외하고 Shyguy, Gayoung, Jungyu 는 모두 이번 4월 16일 (토) 1시 연남동 별채 노마드바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미국, 발리, 싱가포르에서 사는 노마드들의 진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세요.
* 이벤트 참여 링크: https://cpay.payple.kr/php/link/?SID=NzYzOjY4MDYyNzI4NzcxMTk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