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일주일간 읽고, 듣고, 경험한 것

온갖 종류의 콘텐츠에 진심인 인간입니다

by 이재인

다시 브런치에 주1회 이상 글을 올리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 아직까지는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본업인 마케터로서 소비한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사실 동료와 매일같이 소통할 수 있는 회사를 다닐 땐 커리어 스킬업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사무실과 동료도 없는(적어도 한국엔...) 재택근무자로 살다보니 문득 위기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사회성은 물론이고 트렌드에 뒤쳐진 마케터(최악이잖아...?)가 되면 어쩌지, 하는 느낌으로요.


그래서 노력을 해서라도 이런저런 콘텐츠 소비에 열심인 요즘입니다. 인상적이었던 콘텐츠는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 곱씹어보렵니다.


1. 읽기: 책 <마케터의 일>

회사에 안 다닌 적은 있어도, 대학 졸업 때부터 지금까지 일을 쉰 적은 없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도 콘텐츠를 만들거나 온라인 마케팅을 했으니 어쨌든 6년 이상 꽉 채워서 마케터로 일해온 셈인데요.


주니어로 보기엔 연차가 많고, 시니어로 보기엔 스스로 확신이 없는 그런 직장인 사춘기 상태를 지나고 있습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는 매니저 외 모든 팀원이 스페셜리스트의 직함을 달고 있는지라 더욱 제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기가 알쏭달쏭해요. 이런 고민을 나눌 동료가 한국에 있지도 않고요 흑흑


몇 년 전까지는 한 분야에 뾰족한 마케터가 되고 싶었어요. 객관적인 지표 분석에 능한 퍼포먼스 마케터가 될까,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능한 콘텐츠 마케터가 될까, 혹은 아예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소셜 마케터가 될까, 그런 고민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며 일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 고민이 해결된 건 아닙니다. 작은 회사에서는 올라운더 마케터가 되는 게 당연하고, 퍼포먼스 마케터도 콘텐츠 아이디어 내는 것과 무관하지 않더라고요. 그저 나와 맞는 회사를 찾고, 그 회사에서 요구하는 마케터로서의 역할을 주체적으로 해가는 게 최선이다, 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마케터라면 워너비 회사 중 하나로 우아한형제들을 한번쯤 생각하는데요.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 구성원이 크리에이터처럼 셀프 브랜딩을 잘 하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모르긴 몰라도 외부인이 보기에는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집단 같기도 하고요.


<마케터의 일>은 우아한 형제들의 CBO(Chief Brand Officer)의 장인성 님이 쓴 책입니다. 광고대행사 재직 시절, 여러 선배들이 언급했던 책이라 이미 알고는 있었는데, 이제야 각 잡고 읽었어요.


좋았던 건,

어떤 분야의 마케터든 스스로를 돌아보고 올바른 태도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친절한 내용이에요. 어느 산업 분야든, 어떤 전문 분야든 마케터라면 갖춰야 할 태도와 기본적인 사고 방식을 공유하거든요. 마케터의 일을 '목표를 세우고 - 방법을 찾고 - 계획을 실현하는' 형태로 구조화하고, 이를 어떻게 잘 해낼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합니다.


조금 아쉬웠던 건,

예시 케이스들이 대부분 배달의민족 캠페인들이었다는 거예요. 우아한형제들은 기발하고 위트 있는 캠페인도 많을 뿐더러 이를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열심히 전파하는, PR을 정말 잘하는 회사잖아요. 그래서 이미 배달의민족 캠페인은 여럿 알고 있어요. 그래서 책에서 작가가 소개하는 좋은 마케팅의 예시들이 '치믈리에 자격시험'이나 '오늘은' 광고 시리즈들인 게 새롭지 않았어요. 안 좋다는 게 아니라, 좋아서 이미 과거에 케이스 스터디를 했기에 그렇습니다.


정리하자면,

<마케터의 일>은 좋은 마케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과 일하는 방식을 정돈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가이드예요. 요즘 요가를 배우고 있는데, 선생님이 자세 교정의 첫번째는 나의 평소 자세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투두리스트 지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결과만큼이나 일의 과정과 그 안에서의 제 태도를 발전시키려 꾸준히 노력해야겠습니다.


2. 듣기: 빌게이츠 팟캐스트, 'Unconfuse Me'

빌게이츠가 팟캐스트 시장 기강 잡으러 왔습니다. 3주 전엔 티저가 올라왔고, 지난주엔 첫 화가 올라왔어요.


그는 '게이츠 노트(Gates Notes)'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아래와 같이 자신의 팟캐스트를 소개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나는 그 주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똑똑한 사람들과 이야기한다. 새로운 팟캐스트에서는, 나의 흥미를 끄는 것들 - 알츠하이머, AI, 교육의 미래, 식물성 고기, 언어의 진화, 마리화나, 그리고 더 많은 것들 - 에 대해 명확히 배우고자 한다.


그의 팟캐스트 이름은 'Unconfuse Me with Bill Gates'. 대화를 통해 새로운 주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그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을 빌게이츠는 'getting unconfused'라고 부르거든요. 그래서, 1화의 내용은 무엇이었냐면요.


애플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어요

'알츠하이머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논의하는 것의 중요성'이 주제였습니다. 빌게이츠는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며 오래 전부터 알츠하이머에 대한 연구와 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는데요. 비슷한 사연이 있지만 빌게이츠와는 다른 방향으로 알츠하이머 병에 대응해나가는 영화배우 부부, Seth Rogen와 Lauren Miller Rogen가 게스트였습니다


그들이 빌게이츠의 팟캐스트에 출연하게 된 건 공동으로 설립한 'Hilarity For Charity(이하 HFS)'라는 조직 덕분인데요. HFS는 알츠하이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는 단체입니다. 두 배우가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진행하기도 하고, 셀럽들과 마음 건강에 대한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알츠하이머를 예방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빌게이츠는 진행자면서도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더합니다. 뇌과학 측면에서 알츠하이머 병에 대한 연구 현황을 얘기하는데요. 빠르면 5년, 늦으면 10년 안에 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이 개발될 거라고 하더군요.


어두운 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따뜻한 시선으로 논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알츠하이머 등의 질병뿐만 아니라 많은 사회적 이슈들에 필요한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빌게이츠처럼 슈퍼 인플루언서가 조명 받지 못하는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보면 참 멋지지 않나요. 자신의 영향력을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발휘하려는 모습, 배우고 싶어요.


3. 경험하기: 매거진 B 한남의 첫 팝업 프로젝트

매거진 B의 뉴스레터, 'SREAD by B'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매거진 B의 이런저런 소식이나 에디터들의 작업 후기가 메일함으로 배달돼요.


이번주엔 매거진 B의 오프라인 공간인 '매거진 B 한남'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팝업 프로젝트 소식이 담겨 있었는데요. 프로젝트 명은 'DISCOVER B'. '첫' 프로젝트는 못 참지.


매거진 B 한남은 복합문화공간인 사운즈 한남 2층에 있어요. 매거진 B의 최근 이슈가 스포티파이(Spotify)라 입구 안팎으로 스포티파이가 존재감을 보였어요.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테마로 사진을 전시해두고요.


매장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이 공간이 보입니다. 매거진 B가 팝업 프로젝트로 협업하는 첫 브랜드는 강릉에 있는 갤러리 겸 디자인 숍 '오어즈(Oars)'입니다. 오어즈는 '여행'과 '여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은 소품들을 만들어요. 그래서 브랜드 이름도 노 젓는 구령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가져왔대요!


이번 협업 시도는 오어즈를 알릴 하나의 기회이자 강릉이라는 도시를 널리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어요.

오어즈의 김나훔, 안성경 대표는 매거진 B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브랜드뿐만 아니라 강릉이라는 도시에 대한 애정이 돋보여요. 아무래도 강릉에 여행객이 많이자면 브랜드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과 개성을 지닌 브랜드가 강릉에 더 많이 유입돼 다양하고 촘촘한 커뮤니티를 이루면 좋겠어요.

그리고 잠깐 머물다가는 여행객뿐만 아니라 그들과 같은 크리에이터들이 강릉에 모이길 바라는 마음도 엿보이고요.


좀 더 가까이서 소품들을 봤습니다. 노를 젓거나 수영하는 캐릭터들이 인쇄된 에코백과 타올이 제일 눈에 띕니다. 엽서들도 위트 있는 일러스트들이 인상적이에요. 그밖에도 포스터나 캡 모자 등이 있어요.


전시 공간이 크진 않지만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어요. 매거진 B와의 팝업 기념으로 제작한 머그컵도 옆에 있는데 사진에 못 담았어요 엉엉


사진 출처: 오어즈 인스타그램

아쉬운대로 오어즈 인스타그램에서 강릉 매장 사진을 가져와봤습니다. 살짝 채도 낮은 색상들이 참 조화로워요. 강릉 여행가면 들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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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순이 마케터는 이렇게 일주일간 인풋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는 물론 SNS에 콘텐츠는 흘러 넘치고, 브랜드는 팝업 스토어나 오프라인 이벤트를 끊임없이 진행합니다. 모두를 경험할 순 없겠지만, 선택적으로 경험한 것들은 잘 소화해내고 싶어요.


이왕이면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끝내지 않고 공유의 즐거움을 느끼고자 브런치에 올려봅니다. 유익한 글이 됐을런지,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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