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크루즈에서 산다.

여행이 일상, 일상이 여행

by 노마드키미

일 년의 절반 이상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고,

그 외국생활의 삶은 땅을 밟는 시간보다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남들과는 조금은 다르게 사는 나의 직업은

타이타닉과 같은 크루즈 안에서

손님들의 아름다움을 책임지고 있는

뷰티 테라피스트이다.


어느덧 크루즈를 탄지도 2년이다.

그 2년 중 한국에서 휴가를 보낸 시간도 있지만 1년 6개월은 크루즈 안에 있었다.






안정적이지 않고, 힘들고, 외로운 이 직업을 택한 이유는?


자유!!

지구 곳곳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꿈만 꾸며 가고 싶다가 아니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자유라는 것이 항해를 하며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자유를 뜻하기도 하지만,

휴가를 받는 동안 한국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뜻하기도 한다.


완벽하게 다른 두 삶을 동시에 살 수 있는 것이 이 직업의 매력이겠다.


첫 번째 계약은 트레이닝도 있고 이것저것 복잡한 문서들도 많고 내가 원하는 크루즈 라인과 경로를 선택할 수 없지만, 두 번째 계약부터는 내가 가고 싶은 크루즈 라인, 여행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 계약은 Holland America Line의 Volendam을 타고 알래스카, 호주, 아시아를 항해하였고

두 번째 계약은 Norwegian Cruise Line의 Getaway를 타고 플로리다와 카리브해를 돌며 항해하였다.

그리고 다가오는 나의 세 번째 계약은...

드디어 내가 원하던 Disney Cruise Line과 함께 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9개월이나 되는 계약기간을 아는 사람 없이 혈혈단신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자유를 끊지 못해 난 또 짐을 챙기고 있다.






크루즈 안에서 내가 정확히 하는 일은?


크루즈 손님 정원이 4000명이 넘고 크루가 1000명이 넘는 이러한 대형 크루즈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호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디다.

그러한 만큼 크루즈 안에도 정말 여러 종류의 직업이 있다.


캡틴, 엔지니어, 셰프, 포토그래퍼, 하우스키퍼, 면세점, 카지노딜러 등등등


이러한 여러 가지 직업군 중

나는 스파에서 일하는 뷰티 테라피스트이다.

피부관리, 마사지, 네일 등등


스파 안에서도

뷰티테라피스트, 마사지 테라피스트, 네일 테크니션, 헤어드레서로 나뉘게 된다.

크루즈 크기에 따라 스파의 크기도 달라지고 팀원 수도 달라진다.


나는 손님들 피부관리를 하는데,

먼저 손님들 피부 상태 체크하고 무슨 관리가 좋을지 제시하여 주고

피부마사지, 각질 제거, 마스크 등등 말 그대로 피부관리사.






앞으로 얼마나 크루즈에서 일을 더 할 것인가?

솔직히

정말 모르겠다.


쉽지 않은 일이라, 한번 계약 끝날 때마다 좀비가 되어서 한국에 도착한다.

그리고 남들처럼 정착하고 안정적으로 살아야 되는데 라는 고민도 한다.

다시는 재계약 안 할 거다...

그러고는 또다시 어디갈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 마약 같은 내 직업!

안 한다 안 한다 그러고 벌써 3번째 계약이 다가오고 있다.


그냥 마음 가는 데로 살란다.

앞으로 얼마나의 계약을 더 할지,

아니면 이번 계약 가서 중간에 나올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는 없지만..


옛날 회사 다닐 때처럼 때려치울 날을 세면서 "억지로" 출근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