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모든 일을 멈추기로 결정했던 날이었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일들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자 눌러왔던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쏟아졌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무기력감이 몰려왔다.
일단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감에 떠밀려 무언가를 또 조급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쓰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다. 비슷한 목적의 동호회나 소모임이 많아 보였지만, 이번 기회에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 '글쓰기 입문' 강의를 등록했다.
어느덧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글쓰기를 위한 마음가짐부터 독서, 토론, 필사까지 좋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매일 단톡방을 통해 서로의 글을 공유하는 시간이 좋았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매일 내 이야기와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며 나는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다른 수강생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위로와 용기'를 얻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매일 '함께' 글을 쓰며 삶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글쓰기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라는 말을 해주었던 적이 있다. 이제는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말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