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

by 여의도노마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직장을 그만두고 준비하던 일들도 잠시 쉬어가기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도 줄어들었다. 20대의 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길이라 믿었다. 매 학기 동아리나 대외활동에 참여했고 관심 분야가 있으면 직접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다행히 좋은 인연들을 만나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혼자만의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불안감이 커져 갔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될까' , '성장이 멈춰 버리는 건 아닐까' 라며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다 글쓰기 수업 시간에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 <말하다> 중 친구와 인맥에 관한 글을 읽게 되었다.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쓸데없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각기 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20대, 젊을 때에는 그 친구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손해 보는 게 있어도 맞춰주고 그러잖아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보다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 기울이고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거예요."


작가의 생각에 백퍼센트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마지막 문장을 읽으니 묘하게 위로가 되었다. 사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어느 때보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무엇보다 글쓰기 수업을 계기로 매일 내 생각과 경험을 글로 옮기며 '나'에 대해서 점점 더 알아가고 있어 기쁘다. 그 기쁨에 비례하여 불안감도 줄어들어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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