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가시고기

by 해외교민

“가시고기”란 책을 추천받았다.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전자책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여행을 다니면서 여권, 핸드폰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전자책이었다. 여러 도서관에 가입을 하면 어디에서나 무료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은 혼자 다니는 여행의 가장 큰 벗이 되어 주었다. 이런 얘기 중에 누군가 ‘가시고기’란 책을 추천해 주었다. 남에게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는 것만큼 책을 추천해 주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선 듯 생각 나는 책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책을 추천하면 거의 읽는 편이었다. 얼마 전에 다른 친구가 추천했던 책은 그저 그랬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도 나에겐 호불호가 있는 책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가시고기란 소설은 호불호가 적을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간만에 가슴이 찡한 소설을 읽었다.


가시고기라는 이름을 가진 물고기는 알을 낳으면 어미는 어디론가 떠나고 아비가 혼자 남아서 알을 지킨다고 한다. 그리고 알이 무사히 부화가 되면 힘이 다한 아비 가시고기는 생명을 다 하게 되고, 알에서 부화한 새끼 가시고기는 아비의 살을 뜯어먹고 자라게 된다고 한다.


가시고기란 책은 이런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의 부성애를 그려낸 책이었다.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결국엔 본인의 생명을 담보로 아이의 생명을 지켜내는 처절하게 슬픈 아버지의 희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 극단적으로 까지 보이는 내용은 내가 아버지라면 저렇게 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분명히 이러한 아버지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책이다.


책은 아버지의 관점과 아이의 관점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 10살의 아이는 백혈병을 가지고 있지만 어른보다 더 어른 같다. 아빠가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아이도 아빠를 너무 사랑한다. 오래된 투병생활에 지치고 힘들어서 짜증 내고 투정 부리지 않고 아빠를 믿고 의지하며 아픔을 삼키는 모습이 더 가슴이 아팠다.


결혼을 안 했으니 가시고기 같은 아버지가 되기는 틀렸고, 소설 속의 아들 같은 자식이 되어 보기로 노력해보려고 한다.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도 가시고기 같은 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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