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기대를 낮추면 행복이 올라간다.

by 해외교민


치과 의사가 면역력이 약해진 것 같다고 해서 며칠간은 운동을 안 하고 푹 쉬려고 한다. 원래는 설렁설렁하던 운동을 8월부터 근육을 좀 만들기 위해서 무게도 올리고 시간도 조금 더 늘렸더니 안 좋아진 것 같았다.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데 무리했더니 몸이 반응을 하는가 보다. 역시 좋아하는 걸 무리해야 하나보다.


얼마 전에 온라인으로 주문했던 의자가 배송이 됐다. 기존에 식탁에 있던 의자를 썼더니 오래 앉아 있기도 힘들어 조금 편한 의자로 검색을 했는데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반신반의하며 주문을 했다. 배송료까지 해서 2만 원이니 부담 없이 클릭을 했다. 기존에 한국에서 이용하던 의자는 15년을 넘게 사용했는데도 아직 쌩쌩했었다.(다 버리고 왔지만) 의자에 앉아서 책도 보고 거의 눕다시피 앉아 있어도 튼튼했다. 보통의 사람들처럼 나도 경험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아니어도 비슷한 느낌의 의자를 주문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싼 게 비지떡이다.


이케아의 제품처럼 조립이 안된 상태로 배송이 됐다. 박스를 들었는데 너무 가볍다. 내 몸무게가 80킬로 넘는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마당에서 조립을 했다. 인체공학적인 구조는 기대도 안 했지만 뼈대가 너무 부실하다. 등받이를 뼈대로 받치는 게 아니라 안장에 팔걸이를 고정하고 그 팔걸이에 다시 등받침을 고정하는 형식이다. 그리곤 안장을 6개의 바퀴가 달린 하부에 고정이 아닌 살짝 끼우는 것이다. 안장을 들면 그냥 쑥 빠진다. 끼우는 깊이도 깊지 않아서 견딜 수 있을까 싶다.

조립을 하고 방으로 옮기려 살짝 드니 너무 가볍다. 그래도 바퀴는 잘 굴러간다. 뒤로 젖혀지지는 않지만 기존 식탁 의자보단 뒤로 기댈 수 있어서 편하다. 가격을 생각하니 더 편안해진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기준을 낮추면 행복이 높아진다. 의무(돈)는 다 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잊기 전에 며칠 전 있었던 일화를 하나 남겨야겠다. 손님에게 카톡이 왔다. 아고다로 예약을 했는데 공항 픽업 예약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총 4명이란다. 우리 숙소는 아이 포함해서 최대 3명까지만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4명 예약을 하려면 2실을 예약해야 한다. 그런데 2실 예약된 손님은 없다. 아이 2명에 성인 2명 이란다. 예약자로 검색해 보니 성인 2명만 예약되어 있다. 속으로 안 좋은 생각을 했다. 예약은 성인 2명만 하고 아이 두 명을 데려오는 진상인가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규정 운운하며 여행에 설레어 있는 가족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우선은 우리 숙소 규정(1인 추가 시 추가금 있음)을 알려드렸고 한 아이가 24개월 정도로 어리니 그냥 투숙하시라고 했다. 카톡이지만 너무 죄송해하는 마음이 전달됐다. 손님은 아고다 측에 우리 숙소에 아이 두 명의 동반 투숙이 가능하냐고 문의했는데, 아고다의 AI가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 같았다. AI는 성인 1명에 아동 2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답변한 듯하다. 손님이 너무나 죄송했는지 한국에서 필요한 것 가져다주신다고 하시는데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갑자기 뿌듯해졌다. 벌써부터 그 손님이 오시는 날이 기대된다. 분명히 아주 기분 좋은 웃음으로 들어오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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