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시작된 피부병이 좋아지다가 다시 나빠지는 것 같아서 얼마 전에 근처 작은 의원급 병원을 갔었다. 자초지종을 설명을 했더니 큰 병원의 피부과 전문의한테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 준다. 사실 한국에서도 여기저기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도 했지만 병명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만 잔뜩 처방해 줬는데, 스테로이드를 먹을 땐 호전속도가 빠르더니 끊었더니 다시 조금씩 나빠지는 것 같았다.
스테로이드의 위험에 대해서 잘 몰랐다. 한국에서 세 번째 간 병원에서 스테로이드를 6주 치 받아서 먹었다고 했더니 깜짝 놀랐다. 그렇게 오래 먹으면 안 되는데 더 이상 먹지 말라고 했다.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니 스테로이드가 피부병이나 기타 질환에 효과는 좋지만 장기 복용하면 부작용이 심각하게 오는 약이었다. 첫 번째 의사는 조직검사, 초음파검사, 피검사등 피부과를 내원했지만 외과까지 진료를 보게 하고는 결국엔 별 다른 병명을 찾지 못하고 별 설명도 없이 스테로이드만 잔뜩 처방해 줬다.
요즘엔 한국 의사들도 상당히 많이 친절하고 설명을 잘해주는 것 같지만 내가 있는 이곳에 비하면 의사와 상담하는 시간은 조족지혈이다. 이곳에서는 최소 10분은 의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것 같다. 다만, 의사와 상담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역시 이번에도 예약은 했지만 1시간 정도 기다렸다. 그리곤 상담을 진행하는데 이것저것 살펴보고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우선 2주 치 항생제와 항히스타민제 그리고 연고를 주었다. 내가 스테로이드를 너무 많이 먹고 발라서 부작용이 있다고 미리 얘기를 해서 스테로이드가 안 들어간 약을 처방해 줬다.
다음으로는 치과다. 10일 전부터 왼쪽 어금니 아래 잇몸과 턱 근육에 가끔 통증이 너무 심하게 와서 치과를 찾았다. 역시 이곳도 예약제였으나 손님이 없어서 오후에 진료가 가능했다. 구석구석 치와와 잇몸을 기구와 손가락을 이용하여 만져보고 두들겨 보더니 괜찮은 것 같은데, 원하면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너무 심했기 때문에 괜찮다는 말이 믿기지 않아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결과는 잇몸과 치아가 너무 건강하단다. 그런데 진짜 난 너무 아픈데 이상하다고 했더니,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아무래도 면역력이 약해져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숙박업을 시작하면서 밤낮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손님들이 새벽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잠을 조금 자고 일어나면 낮잠을 자긴 하지만 밤과 낮이 바뀌어 몸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다친 경우는 많지만 질병 때문에 아픈 경험은 거의 없었는데, 환경이 바뀌고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몸을 너무 혹사시킨 것 같다. 밤에는 거의 못 자고, 술도 많이 마시고, 요즘엔 운동도 심하게 해서 몸이 탈이 난 것 같다.
친절한 진료와 과잉진료 없는 병원과 의사지만 청구서를 받아보면 우리나라 그래도 병원 비용은 저렴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보험료를 많이 내긴 하지만 정말 큰 병이 걸렸을 때도 작은 병이 걸렸을 때도 큰 부담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는 우리나라가 좋긴 하다. 오늘은 그나마 처치를 받은 게 없어서 10만 원 대였지만 처치가 들어가면 말도 못 하게 비싸다. 얼마 전 한 분은 다리가 부러져서 수술을 했는데 1500만 원이 나왔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다치면 안 된다. 몸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