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운동을 쉬어서 느지막이 일어났다. 사실 오늘부터 운동을 갈까 했는데 며칠 운동을 안 했더니 또 운동이 가기 싫어진다. 관성의 법칙인지 이틀하고 하루 정도 쉬는 패턴인데 삼일정도 운동을 안 하면 계속하기가 싫어진다. 동치미 육수를 낱개로 파는 것이 있어서 주문했었는데 오늘 점심은 사리면을 끓여서 동치미 육수를 부어 먹었다. 역시 별 맛이 없다. 식초를 넣고 다른 걸 좀 첨가해야 할 것 같다.
손님방 세면대가 마개가 눌려져서 안 올라온다는 얘기를 듣고 고쳐주러 갔다. 마개를 빼고 손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또 나누었다. 오늘이 마지막날인데 크게 아쉬움은 없어 보인다. 작년에 갔던 태국과 많이 비교가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태국의 먹거리가 조금 더 익숙하고 필리핀의 식당과 먹거리는 비싸고 익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에 대한 얘기는 너무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동남아 음식은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유명하고 필리핀 하면 특별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긴 하다. 섬나라인데도 불구하고 해산물 값이 비싸고, 길거리 음식은 지저분해 보이고, 깔끔해 보이는 곳은 비싸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필리핀보다 잘 사는 나라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데 베트남의 경우는 필리핀과 인구와 GDP가 비슷하지만 필리핀이 훨씬 열악한 것 같다. 아무래도 필리핀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가 큰 원인이며, 섬나라라는 특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세계일주를 한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지리적인 한계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는 나라들이 많은 것 같다. 대부분의 큰 도시들은 바다에서 가깝고 강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다가 없이 내륙에만 있는 국가들 중 잘 사는 나라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스위스 같은 나라) 바다와 강을 끼고 있어 물류가 원활한 나라는 성장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바다가 삼면이고 냉전의 특수를 누렸고 좁은 영토가 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것 같다. 도로를 깔기가 쉬웠으며 인터넷 망을 전국에 설치하기 쉬웠을 것이다. 물론 우리 조부모와 부모님 세대에서 많은 희생을 해서 이룩한 경제성장임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이는 단순이 노력만이 아닌 주어진 혜택이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얘기가 많이 샜다. 필리핀에도 괜찮은 음식들이 상당히 많다. 맛도 괜찮고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이 있는데 잠깐 여행 온 사람들은 우선 깨끗한 식당을 찾다 보니 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저렴한 프랜차이즈들도 있다. 작은 뷔페를 연상케 하는 깐띤이라는 저렴한 식당들도 많다. 다양한 문화와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우선은 우리의 기준을 내려놓고 이들과 똑같이 즐겨보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자세히 넓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