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채소가 없어서 장을 좀 봤다. 양파, 마늘 등 기본 채소를 좀 사고 달걀도 산다. 장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채소 값이나 마트에서 파는 기본 식료품 가격이 GDP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 식료품이 비싸니 음식값이나 다른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인 듯하다. 양파나 마늘 같은 기본 채소 가격은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고 고기 정도만 조금 싼 편이다. 달걀도 한판에 7500원 정도 한다. 한국도 그 정도 가격이면 비싼 축에 속하는데 필리핀 친구들이 느끼기엔 얼마나 비쌀까 싶다. 쌀은 싸서 그나마 다행이고 그래서 보통 쌀밥에 국하나 아니면 쌀밥에 반찬 하나로 끼니를 때우는 것 같다.
이 것을 보면 한국 사람들은 신기하게 얘기한다. 보통 우리는 1식 3 찬이 기본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우리도 60~70년대에는 이렇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우리도 한때는 쌀 소비량이 많았고 고봉밥이라는 말도 있었고, 밥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었다.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쌀 소비량이 줄고 다른 음식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다행히 이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서 채소 재배가 용이했던 점도 장점이 아닌가 싶다. 필리핀은 날씨가 더워서 채소가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산이 많은 곳에서 다량의 채소를 재배하여 유통을 하는데, 섬나라다 보니 유통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우선 먹고사는 것부터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장을 좀 보고 오늘은 이발을 하기로 한다. 이발비는 싸다 저렴한 곳은 2000~2500원이면 충분한데, 길거리에 대충 판자로 지은 구색만 맞춘 이발소도 있고,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 미용실이나 이발소도 있다. 나도 저렴한 곳을 이용을 하는데 여기서 이발을 하고 한국에서 이발을 하면 다들 똑같이 물어보는 것이 있다. “어디서 자르셨어요?” 좌우 대칭이 잘 안 맞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내가 가는 이발소의 이발사가 좌우 대칭을 잘 못 맞추는 것 같다. 내가 가는 이발소는 그래도 나무로 지어진 이발 의자가 두 개가 있는 아주 협소한 공간이다. 내가 앉는 의자는 입구 쪽에 있는데 입구가 왼쪽에 있고 앞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는 구조다. 내가 생각에 왼쪽에서 들어오는 강렬한 햇볕 때문에 이발사가 좌우 대칭을 잘 못 맞추는 것 같다. 한쪽은 너무 밝고 한쪽은 그림자 때문에 어둡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가격이 너무 싸니까 부담이 없다. 우리나라는 인건비가 비싸서 사람의 손이 타면 비싼데, 여기는 반대인 것 같다. 사람이 하면 더 싸다. 그게 내가 이곳에 온 이유 중에 하나지만 한편으론 미안하고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