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체험다이빙이 있어서 바다에 다녀왔는데 핸드폰을 보니 아는 형님의 부재중 통화가 있었다. 안부 전화 이거니 생각하고 우선 샤워를 하고 통화를 했는데 저녁을 같이 먹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오늘 새벽에 도착해서 다이빙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온 다는 것이다. 작년 우리 숙소 오픈을 할 때 왔었고, 3D프린터로 숙소 로고로 된 예쁜 전등도 만들어 주신 감사한 형님이다. 한번 온다고는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오니 더 반갑다.
그 형님과 나 그리고 그 형님의 다른 지인 부부등과 함께 저녁을 하러 갔다. 그 형님의 소개로 작년에 같이 봤던 지인인데, 여기서 가장 큰 다이빙 샵 중 하나의 오너이다. 젊은 나이에 필리핀에 와서 오랫동안 갈고닦은 노하우가 많은 분이다. 나보다는 한참 동생이지만 추진력과 결단력 사업수완등은 정말 본받을 만하다. 그런데 작년 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작년에는 한창 손님이 많아서 금방이라도 이곳의 넘버원이 될 기세였는데 전체적으로 손님이 줄어서 타격이 많이 있나 보다. 죽는소리를 해도 적자는 아닌 만큼 그래도 버틸만할 것이다.
해외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낀다. 우선 자국이 아니다 보니 언어의 문제가 있고 외국인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 돌이긴 하다. 하지만 이건 알고 시작한 문제일 것이다. 다른 문제는 시장이 좁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분들이 하는 사업은 한국에서 여행을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긴 하지만 관광지에서 관광업의 경우에는 한국인 대상 사업체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한국과 필리핀의 상황에 똑같이 영향을 받는다. 또한 아무래도 자국민보다는 한국관광객의 숫자가 적다 보니 관광객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타격이 매우 크다. 지금 이곳의 상황이 코로나 이후의 제주도와 비슷한 것 같다. 한창 좋을 때 건물이 막 들어서고 음식점, 기념품 가게, 호텔등이 우후죽순 늘어났는데 지금 관광객이 줄어들어 치킨게임이 곧 시작될 분위기이다. 다행히 곧 있으면 성수기여서 괜찮을 듯 하지만, 이곳의 성수기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서 성수기라기보다는 유럽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성수기가 되기 때문에 한국인들 만을 상대로 하는 업체들은 치킨게임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행히 우리는 규모가 작은 만큼 성수기에도 많이 벌지 못하고 비수기에도 많이 적자가 나지 않는다. 숙박업을 이제 시작한 지 1년이 되어 간다. 이제 분위기도 좀 익혔고, 행정적인 부분도 알았는데, 알만해서 사업을 좀 넓히려고 하니 치킨게임 분위기다. 공격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내실을 키워서 안전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물론 지금 당장 공격적으로 뭘 하기엔 총알이 부족하기도 하다. 늙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