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쯤 대문 밖으로 커다란 차량이 주차를 한다. 여행객이 차를 가지고 오는 경우는 로컬 친구들인 경우만 있었는데, 예약자명이 한국 이름 이어서 우리 손님이 아닌 줄 알았는데, 예약을 하셨다고 한다. 우리 집은 주차공간이 차량은 1대만 가능하고 주로 우리와 손님들의 오토바이를 세우는 용도이다. 그래서 기존에 주차된 오토바이를 안쪽으로 좀 치우고 주차 자리를 만들어 드렸다.
세부에서 오신 손님인데 차를 배에 태워서 오셨다고 한다. 한국인이 주인인 줄 모르시고 예약을 하셨다고 한다. 우선 키를 드리고 짐을 좀 푸시고 식사를 하러 나가셨다. 친구와 나도 오랜만에 만나서(동업하는 친구가 한국에서 온 날이기도 하다.) 저녁을 먹으며 술자리를 했다. 거실에서 식사를 대충 마치고 마당으로 나와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세부에서 오신 손님이 들어오신다. 그리곤 함께 앉으셔서 맥주를 달라고 하시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필리핀에 오신 지는 20년이 다 되었고, 요트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신다고 한다. 요트를 렌털한 사람이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해서 몰래 한번 와 봤다고 한다. 우리도 요트 동호인이어서 늦게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예전에 요트를 탔던 얘기, 어떻게 세부에서 요트를 만들어서 시작하게 됐는지까지 맥주를 많이 마셔가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다. 이 쪽 사정은 잘 모르셔서 현재 내가 있는 보홀의 상황에 대해서 말씀도 해 드리고, 나도 여기에 왜 왔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해외 생활 선배님께 조언도 듣고 하는 재미있는 자리였다.
해외 생활을 하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해외 생활을 하면 한국인이 가끔 반갑다. 물론 우리는 한국인 손님이 꾸준히 오기 때문에 여행으로 온 한국인보다는 다른 곳에서 사업하시는 한국분이 오시면 반갑기 그지없다. 얼마 전에도 보라카이에서 20년 가까이 사업을 하신 분이 왔다 갔는데 그때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20년 정도 사신 분들은 그래도 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성공을 하신 분들이다. 그래서 20년이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나도 사업을 좀 키우고 안정화가 돼야 하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다. 조금씩 천천히 탈이 없이 전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