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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rid Dec 25. 2019

2019년 잘 버텨주었다.

힘들었지만 잘 버텨준 나에게

2019년도 한 해를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내가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높은데 현실의 나는 밑바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통제권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생활과 업무에서 실수도 잦아지며 모든 게 엉망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2019년 1월 5일, 이 날을 계기로 저는 5월 1일까지 매일 반성 노트를 쓰기 시작합니다.   


왜 하필 1월 5일이냐?

이날 저는 0.5초의 실수로 50만 원에 달하는 물질적 손해를 입게 됩니다. 정말 바보 같은 일이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당시의 50만 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바꾼 계기로 생각합니다.


이날부터 하루 한 페이지씩 종이에 하루를 되돌아보는 반성과 무언가 더 잘하고 싶다는 욕망을 써가며, 조금씩 글쓰기에 재미에 빠져들었습니다. 그저 펜을 종이에 긋는 행동에서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니, 기존에 쓰고 있던 서평에서도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내용만 요약하는 서평이 아니라, 내 삶에 어떤 형태로 적용 가능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서평으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내가 잘한 것들.


1. 글쓰기 시작

 - 브런치 작가

 4번의 시도만에 겨우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의 여러 지인들은 한 번만에 되는걸 왜 나는 안 되는 거지?라는 부정적인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오히려 힘들게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 글쓰기에 애착이 갑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우연히 하나의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되면서 10만 조회를 달성 (우연성)합니다. 10만 조회라고 해서 특별한 변화가 온 것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장점을 전파하는데 조금 더 활력을 얻었습니다.

우연히 터졌으나, 평균 회귀하고 있다.

 - 여섯 권의 노트 쓰기

  19년도에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는, 노트에 메모를 하는 행위입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이 노트에 무언가 쓰는 것부터 였습니다. 그중에서도 '몰스킨'을 만나면서 종이에 쓰는 행위가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저렴한 노트들도 많은데 왜 하필 몰스킨? 이냐 일 수 있습니다. 몰스킨은 세계 어디에나 있고, 규격이 동일하며, 비쌉니다. 비싸다는 게 장점이 아니지 않나? 단점인데?  앞서 1월 5일 50만 원을 잃게 되는 경험을 한 후로, 손실 회피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혹독한 대가를 치루어야 더 소중히 다루고 자주 쓰게 되더군요. (사지 못할 정도로 비싸진 않습니다. 그저 소확행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한 권은 사무실 서랍에...

2. 독 서

1주에 한 권을 읽으려고 마음먹었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한 권을 200pg로 정했다면,  52권 (10,400pg) 분량은 읽은 것 같습니다.  독서와 글쓰기로부터 배운 가장 큰 것은 구조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익히고 계속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막연히 생각하고 짧은 답을 내는데 멈추었다면, 글쓰기를 하면서 한 번 더 깊이 생각하고 써보고 또 생각하고 답을 찾는데 집중합니다.

 

- 27편의 서평

 안티 프레 질, 여행의 기술, 돈의 역사, 스킨 인 더 게임, 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 스마트한 경제 공부, 스케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호황vs불황, Growth IQ, 돈 좀 굴려봅시다, 돈의 역사, 부의 수레바퀴, 원화의 미래, 소셜 애니멀, 콘텐츠의 미래, 평균의 종말, 초콜릿 하트 드래곤, 사무인간의 모험, 베스트 셀프,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Jog On), 신뢰이동, 모기, 원칙, 1만시간의 재발견,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 ,러브 팩츄얼리, 탁월한 인생을 만드는 방법.


 - 36권 (위 서평 27권 외 9권)

 아주 작은 습관의 함,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 냉정한 이타주의자,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일하는가, 기획의 정석, 초격차, 지식의 반감기, 유튜브의 신


 - 빡독X스페인 1회

 '빡세게 독서(빡독)'하는 행사를 참여하고 싶었으나, 물리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거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저 '난 멀리 살아서 불가능해'라고 포기해 버리기엔 아쉬웠습니다. '그렇면 내가 시작해 보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규모 빡독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혼자 읽기만을 하다가 아내와 읽기, 지인들과 읽기를 실천해 보니 이전과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3. 건 강

 업무에만 너무 시간을 쓰다 보니, 정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건강 역시 최저점으로 떨어졌습니다. 몸무게의 8%가량 줄어들었고, 얼굴은 핼쑥해지고 신경은 예민해졌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이 사라집니다.) 특히나 아내와 떨어져서 수개월을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집안에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 말수도 줄어들고, 식사는 겨우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 식습관

 아내가 지금의 해외 거주지로 합류하고 나서는 식사도 잘 챙기기 시작했고 특히나, 식습관을 많이 바꾸었습니다. 고기 위주의 식단(간편하게 굽기만 하면 되니..)에서 채소를 많이 먹는 식습관으로 말이죠. 퇴근 후 늦은 시간에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면, 머리가 무겁고 속이 불편하여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꾼 뒤에는 한결 수월하더군요. (건강 관련 도서를 참고하였습니다.)


- 운동

 저는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로망인 사람이죠. 지금 거주하는 곳과 사무실 사이에 거리가 자전거로 10여분 정도라서 수월하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출퇴근만 하면 재미가 없죠. 출퇴근하는 길에 기술(윌리) 연습을 해 봅니다. 출근길 10번, 퇴근길 10번씩.


 지난 수년간 발전시키지 못한 기술(윌리)을 두어 달 동안 매일 20회씩 연습과 미세한 난이도 조절을 통해 성취하였습니다. 또 다른 기술을 익힐 때가 된 것이죠.(다음 기술은 매뉴얼!)

윌리 : 의식적 연습과 반복 빈도의 중요성.



2020년을 준비하기 전에 올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했습니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의 성취는 예상밖의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반대로 내가 원했던 부분에서 다다르지 못한 부분들도 제법 있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원칙을 재정립하여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이루고자 합니다. 이루고 나서는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까지 생각중입니다.

 

어제와 오늘을 반복하는 삶을 살면서 다른 내일이 올꺼라고 기대하는 것은 헛된 희망이겠죠. 지금 당장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실천하므로서, 한 해를 마무리 해보는 시간을 갖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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