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독일, 프랑스 이들의 공통점을 말해 본다면 세계 패권을 잡았던 아주 콧대 높은 나라들이란 점이다. 저런 선진국에서 한 번쯤 살아보는 로망을 다들 가져보았을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저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코로나 감염 랭킹에 순으로 나열된 나라들이다. (혼돈의 카오스 상태) 너무나도 슬픈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세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의 재앙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현 시각에도 목숨 잃고 있다. 이 재앙은 인간이 일으킨 전쟁도, 테러도, 종교 분쟁도, 아니었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가 만들어낸 엄청난 사건이다.
난세*에는 언제나 수많은 영웅들이 탄생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현대엔 그들을 위대한 리더라고 칭한다.
*난세: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 따위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플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을 통해 과거에 발생했던 미국의 위기들을 되짚어 볼 수 있다. 그들이 겪었던 혼란과 위기를 곱씹다 보면, 아마도 코로나로 혼돈 속을 배회하고 있는 현재 우리 일상의 등대가 되어줄 것이다.
지금의 위기는 어떤 형태로든 극복될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막연하게 '우리의 삶이 변치 않을 거야'라는 망상은 이제 떨쳐버려야 한다. 주변을 찬찬히 살피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우리 주변에도 혼란 속에서 태어나는 리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전에 우리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이 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리더'의 재목인지 아니면 리더를 발견하고 따르는 팔로워인지. 혹은 그마저도 아닌 일개 병졸인지 말이다.
내가 리더의 재목이 아니더라도 늦지 않았다. 조금 늦더라도 그들을 찾으면 되니까. 그렇다면 그들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찾을 수 있는 눈을 길러두어야겠지. 역사 속의 리더들의 공통점을 통해서 우리는 현시대에 탄생한 그들을 우연히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 혹은 이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지만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들을 찾기 위해 이번엔 단단히 준비해 보자.
다시 코로나 이야기로 돌아와서, 요 몇 주간 코로나에 의한 아주 빠른 변화들을 목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별 비상사태, 봉쇄령, 실물 경제위기, 자가격리, 의료/보건 체계, 그리고 국민성. 같은 질병이 확산되었는데 저마다 피해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위기는 각 국가의 위기며 이는 곧 사회의 위기가 되었다. 범위를 더 좁히면 내가 속한 조직의 위기, 그리고 가정의 위기까지 번졌다. 즉, 나의 대응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무슨 이야기인가? 내가 만약 슈퍼 전파자였다면, 여러 국가를 방문했다면, 불과 며칠 만에 나는 재앙을 일으켰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
변화는 정말 빨랐다.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지금과 며칠 전의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 나는 며칠 전 지구 반대편에서 모든 생활 터전을 48시간 만에 정리하고 나는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사이 단기간에 많은 것들을 잃기도 했지만, 반대로 얻기도 했다.
내가 잃은 것은 금전적 손실이나 이는 무의미한 것이므로 크게 잃은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얻은 것은 무형의 것들인데, 오히려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1. 위기 속에서 대다수는 타인은 배려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것. - 그래서 많은 이들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가 생겼다.
2. 위기 속에서 서로 도움을 주려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 이들에겐 더 큰 신뢰가 생겼다.
3. 긴급상황에서 결정은 빠를수록 모두에게 이롭다는 것. - 늦은 결정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인간적인 배려는 고려되지 않는다.
4. 조직은 당신을 그저 숫자 1로 보고 있다는 것. - 그렇지 않은 조직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보답할 것.
5. 개인의 인성은 위기에서 더 도드라져 나타난다는 것.
나는 경영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뛰어난 지략가도 아니다. 그저 보통 사람의 눈으로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았을 때조차, 사회는 급격하게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그마저 짧은 글조차 남기지 않는다면, 나는 아마도 이 순간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