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우리의 꿈이 될 수 있을까?
아주 어릴 적 코찔찔이 시절, 장래희망을 적는 칸에 우리는 각자가 생각하는 "꿈"을 적었다. 아니 "꿈"이라기보다는 "직업"을 적었다. 대통령, 우주비행사, 과학자, 의사, 판사, 선생님 등 위인전에서 본 혹은 부모님이 좋다고 하는 그런 직업들 말이다.
그런데 2019년 초중등 진료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1위 운동선, 2위 교사, 3위 크리에이터(유튜버)... 6위 프로게이머, 10위 뷰티디자이너 가 있다. 불과 10년 2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직종? 들이 장래희망 Top 순위에 있는 현실이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어릴 적 신문이나 티브이에서 말한 미래에 사라질 직업들, 미래에 각광받을 직업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잘 생각이 나진 않지만 "유튜버" "프로게이머"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꿈꾸던 직업은 무엇이었던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회사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유튜버"와 "프로게이머"에 한정하여 이야기해보면, 이들이 왜 청소년들에게 장래희망으로서 급부상하였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나는 아래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1. 일반 직장인보다 월등한 수입
2. 재미
첫 번째, 확실히 아래 기사만 보더라도 유튜버나 프로게이머인 경우 직장인 평균 연봉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 평균 연봉 3600만 원 선이라면, 월 300만 원씩 12개월인데 여기에 세금 및 공제금액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월 200만 원 남짓이다. 월세, 식비, 교통비를 충당하면, 일주일에 치킨 한 마리 먹기에도 빠듯하다.
그런데 정말 유튜버 혹은 프로게이머 평균 연봉이 높다는 게 사실일까? 여기서 평균의 오류를 생각해야 한다.
유튜버와 프로게이머 특성상 성공한 소수가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 독식 사회' 이기 때문에 평균의 의미가 일반 직장인 평균과 다르다. 기사에 따르면 유튜버 크리에이터 월 200만 원의 수입을 얻기 위해선 약 10만 명의 구독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유튜브 수입이 구독자로 결정되진 않는다.) 월 200의 소득을 위해서 전업 유투버가 되겠다는 건 우리가 원했던 그림이 아니니... 100만 유튜버로 목표를 상향해 보자.
자주 시청하는 유튜브의 수많은 채널이 대부분 구독자 100만이 넘는데?라고 100만 유튜버가 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실상 국내 유튜버 구독자 Rank를 확인해 보면 250위 정도 되어야 125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다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떤 분야에서건 국내 250등 이내에 들어가기란 정말 힘들다. 반에서 1등 하던 친구를 본 적이 있어도 전국에서 250등 하는 학생을 본 적이 있던가?? 아무튼 어떤 분야에서건 전국 250등 안에 손꼽힌다면 이미 돈 걱정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그래도 그 일은 재미있잖아? 그렇다. 보상보다 더 큰 이유일지 모르겠다.
유튜브와 게임을 취미로 하던 것과 직업으로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아무리 재밌던 게임도 경쟁을 위해 하루 12시간씩 꼬박꼬박 전략을 짜고 코칭을 받아가며, 오직 승리를 위해서 플레이한다면 나는 도저히 견딜 자신이 없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 끼니 먹으면 물리게 되듯, 즐거운 행동들도 반복 수행을 하면 지루해 지기 마련이다. (프로페셔널의 세계에서 재미는 서랍 속에 넣어둬야 할 덕목이다.) 물론 일반 직업과 다르게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빠른 피드백으로서 재미를 좀 더 느낄 수 있겠다.
이들은 처음부터 오늘날과 같이 각광받던 직업은 아니었다. 처음엔 아주 초라한 수입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던 시장이었다. 유튜브 시장은 국내에서 불과 몇 년 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정말 소수만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후 수많은 도전자들을 물리친, 지금까지 살아남은 유튜버들을 우리는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불확실한 시장에 뛰어들었고, 엄청난 리스크를 이겨내고 성공한 것이다. 그러니 승자들의 현재 모습만 보고 미래의 꿈으로 단정 짓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