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렙과 만렙 사이
게임이 재밌는 이유 중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성장'을 굉장히 빠른 속도록 체험할 수 있게 때문이라 생각한다.
현실에서의 '나'의 성장은 고통을 동반하며, 성장 속도 역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미비하다. 게임은 내가 노력한 (input) 만큼 결과(output) 이 나오는 선형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다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노력의 양과 질에 따라 예측 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은 엄청난 노력(Input)을 하지만, 반드시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눈에 뜨이는 성취가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알지 않던가. 그러니 '운칠기삼'을 자주 언급하지 않던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
현실은 완전한 질서도 그렇다고 완전한 무질도 아닌 비선형의 영역인 '복잡계'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은 너무나 많은 연결로 결과 값을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도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삶의 모든 영역을 운에 맡기고 무차별적인 동전 던지기를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동전을 던지더라도 내가 원하는 면이 더 높은 확률로 나오도록 바닥을 거칠게 긁어놓거나, 동전을 휘어보고, 양면이 같은 동전을 찾아보는 등의 노력은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럼 삶에서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고리타분하지만 '학습'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여기서 나는 학습을 직/간접 경험으로서 얻어지는 지식으로 정의한다. 몸이 한 개인 평범한 '인간?'으로서 직접 경험은 시간과 물리적 한계를 쉽게 맞닥뜨린다. 그러면 시간적 물리적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간접 경험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간접경험의 으뜸은 역시나 '독서'다. 독서가 좋은 줄은 모두가 알지만 대부분이 실천하지 않는 아주 흥미로운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나는 교보문고 만렙인 LV10을 달성했다. 대한민국 성인 1년 독서평균이 약 1~2권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에 4.7권을 읽는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런데 LV 10 평균만 놓고 보면 나는 하위권에 속한다. 굉장히 놀랐다. LV10 고객 평균이 매월 11.2권이란 것은 1년에 130권 이상 책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1권에 2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260만 원에 해당하는 소비를 '도서'에만 투자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성인이 연평균 1~2권으로 평생 읽어도 도달할 수 없는 정도의 분량을 1년 만에 달성하는 것이다. 물론 다독가라고 해서 엄청난 성장과 성취를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역시 복잡계)
그렇다면 '나'는 엄청난 '성장과 성취'를 이루었는가? 그렇다고 볼 순 없다. 나는 아직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현시점에서 내가 자신 있게 독서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두 가지는, 첫 째 나의 삶이 독서 이전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정도로 '성장의 기쁨을 느꼈다'는 것과 둘째, '세상을 이해하는 사고의 틀이 조금 더 넓어졌다'가 되겠다. 아! 추가로 나는 적어도 "삶이 피폐해질 정도로 사기를 당해 망할 확률이 극히 낮을 것" 정도는 안다.
이처럼 글로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행동은 직/간접 경험을 조금 더 뇌안에 오래 남겨두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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