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남자라면 봐야 하는 필독 (만화) 도서 Top 20에 들어가는 작품에 '이니셜 D'라는 만화가 있다. 내용은 이렇다.
다 썩은 차를 몰고 다니는 두부가게 청년이 엄청난 드리프트 실력으로 전국의 날고 긴다는 고오급 차량을 모는 아마추어 레이서들을 밟아버린다는 내용이다.
(진짜 필독 Top 20 인지 알게 뭐냐... 우주의 별이 호주 국립대학의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있는 별의 총수는 7 곱하기 10의 22승 개라고 한들 알게 뭐냐.)
넷플릭스 의 'Faster Car'는 슈퍼카와 허술해 보이는 차(슬리퍼 카*)와의 대결하는 예능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 슬리퍼 카: 슬리퍼 또는 Q- 카는 고성능과 소박한 외관을 갖춘 자동차.
기억에 남는1화 Lunch Money라는 이름이 붙여진 1927년식 Dodge 트럭이 나오는 방송 분이었다.
주인공 'Corey'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이다. 그는 사고 이후 지루함을 달래고자 구형 Dodge 픽업트럭을 개조하기 시작한다. 굴러가기는 하는 건가 싶은 허름해 보이는 차량은 이후 '슈퍼카'와의 대결에서 승리한다. (매회 포드 GT, 람보르기니, 맥라렌, 포르셰 등의 슈퍼카들이 등장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포드 GT와의 경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Corey가 예상을 깨고 승리했다는 것은 정확히 기억한다. 그만큼 강렬했다.)
우리가 되고 싶은 대로 다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엄마 배 속에서 수정될 때 물려받은 유전자는 포커판에서 손에 쥔 카드 패와 비슷하다. 결국 자기 손에 쥔 카드를 가지고 최선의 게임을 펼쳐 보이는 수밖에 없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31pg.
Corey는 레이싱 직전까지 승리를 위해 차량을 레이스에 최적화한다. 레이스 장소까지 트럭으로 차량을 옮겨두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필수 부품 외에 제거, 타이어를 예열하고, 니트로 부스터를 장착하는 등 자신이 갖고 있는 조건 안에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자신이 하반신 마비여서 운전자의 무게에서도 유리하다고까지 한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돼서 가물가물하다.)
Corey의 Dodge 픽업트럭이 레이스에 이긴 이유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레이스는 직선 주행 (4km?)에서 이루어졌다. 직선 주행이라면 Dodge도 승부가 가능했다. 상대 슈퍼카는 '튜닝'하지 않았고, 반대로 Corey의 Dodge 트럭은 자신이 모든 부품을 조립하였기에 모든 변칙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상황이란 걸 알고 있던 것이다. Corey는 이 조건에서 최고의 기록을 위해 차량의 모든 부분을 재 정비했다.
만약 곡선 주행을 포함한 레이스였다면 Corey의 Dodge 픽업은 코너에서 전복되었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레이스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만큼 극단적인 튜닝이었다.).
Corey의 Dodge 편 말고도 다른 슬리퍼 카들은 개조 중에 차량이 고장 나기도 하고, 레이스 도중 차량이 멈추기도 한다. 모든 걸 다 가진 우월한 슈퍼카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튜닝을 해야 했기에, 수많은 튜닝에 시행착오를 겪는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알듯 (정말 알까?), 개인에는 저마다 분명한 한계가 있다. 심지어 완벽해 보이던 슈퍼카도 환경에 따라서는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 수많은 환경과 변수에서 모두 적합할 수 있는 '존재'가 있기나 할까? (상상 속의 동물 '주작, 현무, 용, 기린'은 가능할까?)
우리는 이기적 유전자를 극복하고 타고난 본성이 아닌 학습한 본성에 따르는 삶을 살 수 있다.
-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388pg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레이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레이스가 불리하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이번 레이스는 불리할 수 있지만, 또 다른 레이스는 나에게 유리할 수 있지 않겠나. 세상을 탓하기 전에 우리에게 유리한 레이스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찾기 위해서는?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의 유전적 혹은 후천적 장/단점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겠지. 그래야지만 나만의 '레이스'를 찾을 최소한의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Corey가 레이스에 승리하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카드를 꺼내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했듯, 따분한 얘기지만 우리 역시 갖고 있는 몇 장의 카드라도 꺼내어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시도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나는 이래서 안돼.. 나는 못난 놈이야.. 이러니까 내가 안되지... 저리니까 안되지.. 이런 사고에서 벗어나려면?? 영하 18도의 추위에서 잠시 뛰고 와 보자. 눈물 콧물 쏟다 보면 이런 생각은 잠시나마 사라질 테니까.)
[해야 할 작업]
- 우선 내가 가진 카드가 무엇인지 알 것. (일단 써라)
- 내가 가진 카드를 최고의 카드로 진화시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들은 무엇인지 알 것. (일단 쓰라고)
-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행해 나갈 것. (일단 써)
오늘은 으샤으샤 하는'나'를 소환하고, 이번 턴을 마친다.
참고
'빌 설리번' 작가는 책에서 언어유희를 자주 쓰는데 '영어'로 쓰는 부분을 번역의 한계가 있어 괄호로 (원문) 표기하고 있으니, 이 또한 숨어있는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