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만큼 어려운 퇴사
내 월급은 두 달 치나 밀려있었고 나는 받아야 할 퇴직금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마무리를 하고 남은 내 돈을 다 받아낼 수 있을까. 퇴사하는 날 나는 그 고민만 계속했다.
퇴사자들에게 일종의 관례였던 대표의 덕담 티타임이 있었다.
대표는 나를 방으로 불러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돈을 주겠다고 했다.
나는 감사하다고 말하고 이 회사에서 참 많은 걸 배워간다고 말했다. 뭘 배웠는지는 말 안 했는데 대표는 나더러 애썼다고 했다.
내가 이 회사에서 정확히 배운 건 '월급 밀리는 회사는 도망 나온다. 특히 가족회사라면 더더욱 빨리 도망 나온다.'인데 뭘 안다고 애썼다는 건지.
사장 아들인 팀장이 다음에 술 한잔하자며 악수를 청했다.
곧이어 경리가 언니 가지 말라며 나를 잡았다.
아 이 친구 왜 이럴까. 있을 때나 잘하지.
그렇게 괴롭히고 다른 직원도 결국 나가게 하더니.
나는 웃으며 나중에 놀러 오겠다고 했다.
물론 지금은 그 근처도 지나가지 않는다.
부정 탈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