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 자체만으로 반짝반짝한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좀 넓게 보고 살자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어제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채 잠이 들어서 자는 동안 내 안에서 정리가 돼버린 거 같다.
생각이 복잡해서 지금 느끼는 걱정들을 공책에 써보며, 앞으로는 내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무시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곤 108배를 시작하는데, '나는 이미 나 자체만으로 반짝반짝한데 뭘 더 잘 보이고 싶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라는 마음이 확 일어나자 눈물이 났다.
나조차 나를 몰라주고 함부로 대하고, 나를 인정하긴커녕 진짜 내 모습을 미워하고 직시하기를 거부하면서, 겉으로는 잘 보이고 싶고 좋은 소리 듣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는 무의식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너무 가혹하게 군 나에게 너무 미안해졌다.
불교대학에서 나의 장단점에 대해 주변 두 사람에게 물어보는 숙제가 있었는데, 나도 생각하지 못한 나에 대해 알게 됐다.
까칠하고 말을 가시 돋게 하는 게 내 어릴 때의 상처 때문에 방어벽을 치는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은근히 우월감을 느끼는 무의식도 발견했는데, 결국 내 안의 피해의식과 열등감이 나타난 거고, 이것 역시 아침에 느낀 본래의 나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과 다 연결되는 것 같다.
이렇게 조금씩 털어가며 여유를 가지고 시야를 넓게 가져야겠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정말 짜증 내고 집착할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다만 그때그때 깨어있는 게 아직 어렵다.
매일아침 이렇게 나를 반짝반짝 닦아 잘 들여다봐야겠다. 그리고 매일 아침 이렇게 내 마음을 공유할 도반들이 있다는 것도 감사한 마음이다.